"전문대 진학은 내 인생 최고의 선택"

머니투데이 배준희 기자 2010.12.0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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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초롱' 디자인 한 장대영씨, '자랑스러운 전문대학인상' 수상

↑1일 열린 전문대학포럼에서 '자랑스러운 전문대학인상'을 수상한 장대영씨.ⓒ부산경상대학↑1일 열린 전문대학포럼에서 '자랑스러운 전문대학인상'을 수상한 장대영씨.ⓒ부산경상대학


지난달 11일과 12일 이틀간 열린 '서울G20정상회의'에서는 공식 심벌인 '청사초롱'이 단연 화제였다. 행사 전부터 인천국제공항에는 수천개의 청사초롱이 달리기도 했지만 이를 디자인 한 사람이 평범한 전문대생이란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일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전문대학 교육포럼'에서 '자랑스러운 전문대학인상'을 수상한 장대영(21·부산경상대학 광고디자인학과 2)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장씨는 지난 4~5월 열린 '서울G20정상회의 심벌 및 슬로건 공모전'에서 '서울의 등불'을 출품해 대상인 준비위원장상을 받았다. 무려 약 23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이번 공모전에서 쟁쟁한 경력 디자이너와 4년제 대학 디자인 전공 출신들을 모두 물리치고 당당히 1위를 한 것이다.

↑G20서울정상회의 공식상징물인 '청사초롱'↑G20서울정상회의 공식상징물인 '청사초롱'
장씨는 공모전에서 1위를 한 이후 "친구들 사이에서 '내 친구인 것이 믿기지 않는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유명인사 대접을 받기도 했다"며 푸념섞인 자랑을 하기도 했다.



그는 "청사초롱은 조선시대에 사용됐던 조명기구"라며 "좋은 사람을 반긴다는 뜻이 포함돼 있는데 G20서울정상회의가 세계에서 밝게 빛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청사초롱을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장씨는 인문계 고교를 졸업했지만 4년제로 진학하지 않고 전문대학을 선택했다. 4년제와는 차별화되는 전문대만의 경쟁력을 눈여겨 본 것이다. 그는 "인문계 고등학교를 나왔지만 4년제에 진학해야겠다는 생각은 한 적 없다"며 "4년제를 다니기보다 전문대에서 빨리 이론과 실무를 배워서 사회경험을 쌓아 능력을 키워야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강조했다.

부모님도 장씨의 이런 생각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전문대 진학을 적극 권했다고 한다. 장씨는 "어머니는 원래부터 취업을 잘 하려면 전문대로 가는 게 낫다는 생각을 일찌감치 하고 계셔서 전문대 진학을 적극 지지하셨다"고 전했다.


대영씨는 내년 2월 졸업예정이지만 현재 부산의 한 옥외광고 디자인 회사에 취직이 된 상태다. 청사초롱 디자인으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탄 것이 취업에도 적잖은 도움이 된 셈이다.

장씨는 "청사초롱 디자인으로 공모전에서 수상을 한 후 교수님께서 한 회사에 면접을 보라며 추천을 해주셨다"며 "사장님이 원래 경력 직원들만 뽑는 데 신입사원을 선발한 건 내가 처음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 200만원의 상금을 받은 장씨는 "집은 창원이지만 직장은 부산이어서 상금은 모두 자취집 구하는데 쓸 생각"이라며 "부모님께는 청사초롱 공모전 수상으로 받은 상금을 모두 드렸기 때문에 이번에는 나를 위해 쓸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대영씨는 앞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가 되는 게 목표다. 그는 "대학 간판이 사회생활 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본질적인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며 "열심히 자기개발을 해서 4년제 대학 졸업생들을 능가하는 실력을 키운 다음 스스로가 전문대학 출신임을 자랑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자신만의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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