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울상, '한수 낮은 하나금융에 인수된다고?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2010.11.2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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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 (58,700원 ▼1,000 -1.68%)의 외환은행 인수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외환은행 (0원 %) 임직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능력이 더 못한 은행에 인수된다'며 자존심이 상한 것은 물론이다.

외국환 전문 국책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변신, 업계 6위 금융사가 된 외환은행으로서는 '단자회사 출신' 후발주자인 하나은행으로의 피인수가 마땅치 않다.



당장 내실로만 따져도 외환은행이 하나은행보다 낫다는 게 외환은행 직원들의 얘기다. 실제로 9월 말 기준 외환은행의 자산은 116조2000억원으로 하나은행 167조6000억원(하나금융 전체는 200조원)의 70% 수준이다. 직원 수는 외환은행이 7300여명, 하나은행 9300명(하나금융 1만3000여명)으로 역시 외환은행이 더 적다.

그러나 3분기 순이익은 외환은행이 2900억원으로 하나은행 2665억원보다 더 많다.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이 1%를 넘고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3.6%에 달하는 등 뭐 하나 꿀릴게 없다는 불평이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하나은행이 덩치는 외환은행의 2배지만 순이익은 3분의 1에 불과하다"며 "기업대출 비중도 외환은행이 더 높지만 연체율은 6대 은행 중 하나은행이 가장 높고 외환은행이 가장 낮다"고 설명했다.

외환은행 임직원들은 하나금융으로 인수될 경우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외환은행 직원은 "지점만 해도 겹치는 지역이 많아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하나은행 지점에 직원들이 모자란다지만 겹치는 지점을 그냥 두겠느냐"고 걱정했다.

또 다른 직원은 "하나금융 계열사 중 하나은행하고 하나대투증권 등이 그나마 제대로 이익을 낸다"며 "외환은행을 인수하려면 차입금 조달이 불가피한데 그 부담이 결국 외환은행으로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직원들의 마음을 반영하듯 이날 외환은행 주가는 전날보다 4.26% 떨어진 1만2350원에 마감, 5.71% 오르며 3만7000원에 마감한 하나금융 주가와 대조를 이뤘다.

하나금융지주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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