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품은 현대그룹.."시장은 NO!"

머니투데이 최명용 황국상 기자 2010.11.16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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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에 선정됐다.

증권시장 반응은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를 반기지 않는 모습이다. 현대건설 (31,150원 ▼100 -0.32%)이 하한가로 추락했고 현대그룹 주식과 동양종금증권 (2,940원 ▲10 +0.34%)까지 급락하며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고 있다.

현대그룹의 시너지 효과가 낮다는 점은 물론이고 현대건설의 기업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6일 현대건설 채권단은 이날 현대그룹을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채권단은 이달 중 현대그룹과 MOU를 맺을 예정이다.

현대그룹은 가격 요소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현대건설 인수 후보로 선정됐다.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액으로 5조5000억원을 적어냈다. 현대차그룹보다 4000억원 비싼 값을 제시했다.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약3조원의 자금을 외부에서 수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대상선 (17,310원 ▲450 +2.67%) 현대엘리베이 (43,450원 ▲300 +0.70%)터 현대증권 등 계열사별로 유상증자와 주요 자산 매각 등으로 현대건설 인수자금을 확보했다. 유상증자의 성공 여부와 외부 자금 수혈은 앞으로 순차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현대그룹의 차입금 상환 능력에 대해 증권가에선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무리한 차입으로 M&A에 성공하고도 후유증을 앓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더 나아가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의 가치를 훼손할 우려도 제기된다. 현대건설의 9월말 현재 현금성 자산과 단기투자자산 상품 총합은 1조700억원 수준이다. 연말이면 1조4170억원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유보금을 일부 활용해 차입금 상환에 쓸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윤진일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그룹 인수를 위해 회사채 및 유상증자 등으로 많은 자금을 동원했는데 이를 원활히 상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영업현금 흐름 창출능력보다 많이 자금을 동원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부분이 현대건설 주주 가치를 얼마나 훼손할 지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송홍익 대우증권 연구원도 "현대그룹과 현대건설의 조합을 시장이 잘못된 조합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라며 "현대그룹이 자금 상환을 어떻게 할 지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이같은 불확실성을 안고 현대건설 등의 주식을 투자하는 것은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무적 투자자 형태로 현대건설 인수전에 뛰어든 동양종금증권에 대해서도 시장 반응은 싸늘하다. 동양종금증권은 이날 증시에서 11%넘게 하락했다. 동양종금증권은 현대상선 지분과 컨테이너선 일부를 담보로 잡고 ABCP(자산담보부기업어음) 등을 통해 최대 7000억원의 자금을 현대건설 인수를 추진 중인 현대그룹에 지원할 예정이다.

반면 현대건설 인수에 실패한 현대차에 대한 증시 평가는 우호적이다. 코스피지수가 하락하는 와중에 현대차그룹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무리한 인수를 포기한 것이 주가에 긍정적이란 평가다.

송상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M&A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정 가격에 사오는 것이다"며 "현대차가 인수를 위해 무리했다면 리스크가 있었겠지만 이같은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현대차엔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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