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팔의 외환중계] 미 고용지표 호조, 달러화 반등의 씨앗인가?

정경팔 외환선물 팀장 2010.11.0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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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고용지표 호조, 유로/달러 하락]

지난 주말 미국의 10월 고용지표가 발표되었다. 비농업부문 고용의 경우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를 보였을 뿐만 아니라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호조를 보였다. 시장은 6만 명 증가를 예상했지만 2배가 넘는 15만1천명 증가를 기록했다. 지난 9월 고용지표의 수정치 역시 9만 5천명 감소에서 4만 1천명 감소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향후 노동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갖게 했다.

고용지표의 호조는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의 반등으로 나타났다. 고용지표의 호조는 확정된 6000억 달러 규모의 국채 매입 외에 추가 완화가 제한 될 수 있다는 시장 일부의 전망을 불러 일으키며 달러화의 반등세를 재촉했다. 여기에는 유로존 소매판매와 독일 제조업수주 등의 지표부진까지 더해져 유로/달러를 유럽장 초반 1.42달러에서 뉴욕장 후반 1.40달러 초반대까지 끌어내렸다.



* 양적 완화에 대한 상반된 전망 출현

그러나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외환시장 전부가 일률적인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달러화 반등에도 불구하고 달러화와 반비례 관계를 보이던 국제유가와 금 가격이 상승했는데 이로 인해 달러화가 상품통화에는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것은 현재 시장에 두 가지의 상반된 전망이 존재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즉 고용지표의 호조에 따라 양적 완화의 규모가 시장의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과 겨우 한 달의 고용지표의 호조로는 양적 완화의 축소를 예견할 수 없다는 전망이 바로 그것이다.

후자의 경우 주간 노동시간의 증가가 비농업 부문 고용증가에 비해 인상적이지 않은 점을 고려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주간노동시간이 늘어날 경우 향후 경기회복이 확실시 될 때 고용주가 신규고용을 늘릴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10월의 주간노동시간이 전월의 34.2에서 0.1 증가한 34.3을 기록하긴 했으나 그 동안 줄 곳 34.2~3의 구간을 반복해 왔기 때문에 시장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된다.



* 고용지표 호조, 일시적인가, 추세적인가

결국 논란의 핵심은 고용지표의 호조가 일시적이냐 아니면 추세적이냐의 여부다. 이에 대한 1차적인 판정은 오는 12월3일에 발표되는 11월 미 월간고용지표가 내릴 전망이다. 이 때 역시 고용이 인상적인 증가세를 보인다면 고용지표의 추세적 호조 전망이 힘을 받으며 달러화 반등이 더 가팔라질 수 있다. 반면 주간노동시간이 암시하는 대로 인상적인 증가세를 보이지 않을 경우 달러화는 양적 완화의 기대를 다시 한번 한 몸에 받으며 약세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시장은 앞으로 11월 월간고용지표 발표 전까지 주간 실업보험 청구건수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고용지표와 달러화와의 상관관계를 추정하기 위해 고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G 20 이후의 달러/원]

이번 주 11일과 12일 서울에서 G20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이 이후의 환율 흐름은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가? 사실 지난 번 경주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합의는 G20의 형태를 빌려서 미국이 중국에 대한 위안화 절상 압력을 강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이번 주 10일에 발표되는 중국의 무역수지가 25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data 상으로는 이번 주 서울 G20 정상회담에서 역시 중국에 대한 위안화 절상 압력의 명분이 충분하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 미국의 입장 약화와 위안화 절상 속도 제한

그러나 미국이 양적 완화를 단행함으로써 서울 G20 에 참여하는 이머징 국가들의 분노를 자극한 상황에서 지난 번 경주회담과 같은 입김을 작용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의 중간선거도 끝났을 뿐만 아니라 미국이 요구하는 수준의 위안화의 절상이 없이도 미국의 고용이 증가했기 때문에 논리와 명분 면에서 중국 측 주장에 압도당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여진다. 이에 따라 중국은 자국이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한 위안화 절상속도에 유연성을 발휘할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한 위안화 절상 속도의 제한 가능성은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자본 유출입 규제 대책과 함께 달러/원 환율에 하방 경직성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 달러/원, 상하 방 경직성 모두 받을 듯

위안화 절상 속도의 제한 가능성과 정부의 자본 유출입 규제가 환율에 하방 경직성을 제공한다면 호주달러의 강세 지속 전망은 상방 경직성을 제공할 전망이다. 호주 중앙은행은 지난 5일에 발표한 분기보고서를 통해서 '상품가격의 호조와 원자재 부문에 대한 강력한 투자 성장 전망이 호주 경제를 계속해서 지지할 것이며 인플레 압력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호주 중앙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호주달러와 원화의 동반 절상 압력을 가져올 전망이다.

결국 대외적으로는 양적 완화에 대한 전망의 충돌로 글로벌 달러의 단기적 방향성이 불분명해 질 가능성이 있으며 대내적으로는 외인 순매수와 자본규제가 충돌하며 환율의 연저점 갱신의 시점이 뒤로 물러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과연 12월 3일의 미 월간 고용지표가 이러한 세력 다툼에서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수행할 지 여부가 주목된다.
(http://twitter.com/FXJung)

오늘의 예상 range: 1105원과 1115원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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