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푸스-KT&G-삼성 '3강'의 '아킬레스건'

더벨 현상경 기자 2010.11.05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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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슨M&A]기술 유출 가능성·보수적 전략·직원 반감

더벨|이 기사는 11월04일(12:0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메디슨 인수가 연내 완료되기 위해서는 인수후보들이 뚜렷한 메디슨의 미래전망을 마련, 이에 기초한 밸류에이션을 기반으로 본입찰에 나서야 한다.



그러나 3강으로 꼽히는 올림푸스코리아-KT&G-삼성전자 각사가 이를 그대로 반영해 가격을 써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초 8개 후보로 시작됐던 메디슨 매각은 이제 이들 3사의 각축전 형태 양상을 보이공고 있다.



비밀유지협약(CA)를 체결했던 일진그룹, 일본 코니카, 이탈리아 흑백초음파업체 애사오테 등은 숏리스트에서 제외됐다. 남은 5개 회사 가운데 필립스는 김영재 칸서스자산운용 회장의 초청으로 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림푸스코리아의 경우 다른 후보에 비해 높은 가격을 쓴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강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한국법인 명의로 제출을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일본 회사라는 점이 맹점으로 꼽힌다.

토종벤처기업이 보유한 기술력의 해외유출 우려가 높기 때문.


메디슨은 기술력을 확보한 것은 물론, 이를 실제 이익으로 연결시킨 몇 안 되는 의료기기 업체로 꼽힌다. 게다가 연구인력들이 모여 창업을 단행해 성공시킨 토종벤처 기업 1세대라는 상징성도 만만치 않다. 특히 이번에 새 주인을 만나게 될 경우 '벤처기업-사모펀드(PEF)등 재무적투자자 참여-대기업 계열'이라는 기업의 성장구도를 그대로 보여줄 교과서적인 사례로 등록될 가능성도 높다.

이런 회사가 끝내 만난 주인이 외국기업, 특히 관련 경쟁사들이 많은 일본으로 넘어가는 데 따른 여론 반발이 따를 수밖에 없다. 벤처거품 붕괴, 경영권 분쟁 등 온갖 풍파를 겪어내고 부활에 성공한 한국 벤처기업 '신화'의 최종 귀착점이 일본 대기업이 된다는 게 탐탁치 않다는 것.



실제로 메디슨 매각 초창기 상당수 M&A업계 관계자들은 이와 동일한 이유로 "대규모 자본과 경험을 보유한 중국 거대기업이 메디슨을 사겠다고 덤벼든다면 어떻게 하냐"고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KT&G나 삼성의 경우 국내 대기업이란 점에서 이런 우려는 사라진다.

KT&G의 경우 그간 꾸준히 의료기기 사업을 새 먹거리로 삼을 신성장사업으로 검토해 왔다. 다만 그간 M&A시장에서 보였던 행보를 볼 때 과연 공격적인 인수의지를 드러낼 것이냐가 문제다. 시장에서 '보수적', '공기업 스타일'로 평가받는 내부 의사결정 스타일을 감안할 때 미래가치만을 놓고 높은 가격을 써낼지 의문이라는 것.



그나마 메디슨 인수 안건이 KT&G 이사회를 통과했다는 점이 기대감을 갖게 하는 이유로 꼽힌다.

삼성 역시 올 5월 이건희 회장 주재로 신사업관련 사장단 회의를 열어 발표한 '5대 신사업'에 '의료기기' 분야를 포함시켜 놓을 만큼 관련사업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메디슨 직원들의 삼성전자로 피인수에 대한 걱정이 상당하다.



알려진 대로 메디슨에서 활약했던 직원 상당수가 칸서스와 메디슨 사주조합과 경영권 분쟁이후 삼성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관리에 철저하기로 소문난 삼성이 메디슨을 인수할 경우 사주조합의 입김이 세고, 벤처기업 스타일이었던 메디슨의 근무환경이나 여건이 무시되면서 삼성이 '점령군' 형태로 회사를 장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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