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현대그룹, CA 위반 문제 '덮는다'

더벨 황은재 기자 2010.11.04 11:09
글자크기

"상호비방전, 제재 실익없어" 사실상 못한다는 해석

더벨|이 기사는 11월03일(17:1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 (34,250원 ▼850 -2.42%)주주협의회가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그룹간의 상호 비방 및 비밀 유지 협약(CA) 위반 논란에 대해 사태를 확산시키지 않는 선에서 마무리 짓기로 했다. 제재 조치의 실익이 없는 데다 현대건설 매각에 잡음만 키울 수 있다는 판단아래 CA 위반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한 것이다.



주주협의회 관계자는 3일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간의 CA 위반 문제에 대해 주주협의회나 매각주관사는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두 회사가 서로를 비방하고 있다"며 "CA 위반에 제재를 한다고 해서 한쪽이 이득을 보거나 잃을 상황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현대건설 매각측은 CA 위반 논란에 대해 주의나 경고조치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다만 두 후보에게 모두 같은 제제를 내릴 경우 인수 후보 선정의 실질 측면에서는 별 영향이 없다.

또 CA 위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라 본격 쟁점화 될 경우 매각측에도 좋을 게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그룹의 광고전과 현대자동차의 시너지 발표 및 현대건설 건우회 등의 지원사격 등으로 복잡해져가는 감정 싸움에 매각측이 이를 부추기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제재 수위를 놓고 두 인수후보와 매각측간의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다른 관계자도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이 CA 위반 문제를 앞세워 현대건설 인수라는 본질적인 문제 이외의 이슈를 만들어내려 한다"며 "매각 측이 이에 휘말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CA 위반 논란은 두 인수 후보가 서로를 물어뜯는 형국으로 전개됐다. 현대차그룹이 현대그룹의 광고에 대해 발끈하면서 시작됐다. 현대차그룹은 'CA 위반에 공식대응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인수 실무진은 문책을 요구해왔다.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 인수 이후 시너지와 투자 계획 등을 발표하자, 이번에는 현대그룹이 현대차그룹의 CA 위반 문제를 걸고 넘어졌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회사(현대건설)를 인수한 이후 시너지나 청사진을 보여주는 것은 (현대그룹의) 광고보다 더 중대한 CA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CA 위반 문제를 덮어두는 형식으로 마무리하자 M&A 시장에서는 '외환은행 등 주주협의회가 M&A 시장의 규율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앞으로 있을 다른 M&A에서도 현대건설의 선례가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