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가용현금 사실상 3조원?

더벨 황은재 기자 2010.11.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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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성자산 '충당금 성격'..적정가격 쓰려면 외부차입 의존 불가피

더벨|이 기사는 11월01일(11:03)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현금만 11조를 가진 현대자동차 (227,500원 ▼1,500 -0.66%)현대건설 (30,150원 ▼350 -1.15%)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2조원 내외의 외부조달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외부에서 조달해야 될 2조원 규모는 "금융권에 전화 한통이면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현대차그룹에게는 큰 부담이 없는 규모라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건설 인수전에 참여중인 현대차그룹 핵심 계열사인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의 6월말 현재 현금성자산(단기매매증권,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총 10조9394억원에 달한다.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11조원이 모두 여윳돈이 아니다. 회사 운영을 위해서도 남겨둬야 하지만 도요타사태와 같은 위기 및 돌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충당금' 성격을 띄고 있다.

실제 도요타자동차, 혼다, 다임러, 크라이슬러, 폭스바겐 등 경쟁사들은 매출액대비 15~20%를 충당금 성격으로 남겨두고 있다. 글로벌 상위 자동차 메이커일수록 매출액 대비 현금 보유 규모가 높은 셈. 지난 2005년 이후 현대차의 연평균 현금성자산은 5조4650억으로 매출액 대비 18.3% 수준이었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중간수준이다.

도요타자동차처럼 현대차그룹이 대규모 리콜 사태를 겪게 될 경우 3~5조원을 그냥 날아갈 수 있어 현대차의 현금보유 규모가 많은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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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당금 성격의 현금을 제외하면 현대차가 현대건설 인수에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은, 올해 말 기준으로 최대 2조7070억원(15%기준) 정도다. 연말 현금성자산이 8조1750억원과 매출액은 36조451억원(증권사 컨센서스)에 달할 것인 가정에서다.



기아자동차의 현금 사정은 좋은 편이 아니다.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서는 외부 차입을 해야한다. 6월말 현재 매출액 대비 현금성자산 비중이 10%에 못 미친다.

기아차보다는 현대모비스의 현대건설 인수 지원 여력이 크다. 모비스는 지난 5년간 연평균 매출액의 9% 가량을 현금성 자산으로 쌓아뒀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현대건설 인수에 투입할 수 있는 현금은 약 2200억원 가량이다.

다만 모비스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를 컨트롤하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이보다 더 많은 현금성 자산을 현대건설 인수에 사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이 가지고 있는 현금성 자산 중 현대건설 인수에 투입할 수 있는 금액은 3조원 내외로 추정된다.



올해 브라질 공장에 7100억원, 중국 제3공장에 9400억원, 현대제철에는 2011년까지 1조4796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부분이 변수지만 일시적인 현금감소는 현대차그룹이 감내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적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해외 금융회사들이 그냥 두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자금 차입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

현대차가 추가로 자금이 필요하다고 여길 경우 은행 대출을 통해 손쉽게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의 신용도를 감안하면 2조원 이상의 차입은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일반 대출을 통해 부족한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에 돈을 빌려주려는 시중은행들의 수요가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채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채권 소화 가능 규모를 1조500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현대그룹이 자금 마련을 위해 금융회사를 찾는다면 투자은행(IB)들이 현대차그룹을 모셔야 될 상황이다.

현대차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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