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 납품하니 자금걱정 없어요"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2010.11.02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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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결제로 자금운용 한달 보름 이상 여유…전액 현금결제 효과

#중소기업 A사는 올 상반기 운영자금난으로 부도위기에 몰렸다. 매달 시설운영비, 인건비 등 10억원가량의 고정비가 드는데 지난해 말 주문이 밀려들어올 것에 대비해 설비투자를 단행한 게 발단이 됐다.

그러나 납품한 회사에서 대금으로 받은 것은 60일짜리 어음이었고 매월 주문량도 기대한 만큼 크게 늘지 않았다. 당장 예전에 발행한 어음을 막기도 힘겨워졌다. A사 사장은 "납품대금으로 받은 어음을 할인해 되팔고 사채까지 빌려 겨우 부도를 막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LG그룹 주력 계열사들이 지난 9월부터 협력사 납품대금을 100% 현금결제로 전환한 것도 A사 같은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어주겠다는 취지에서다.

종전까지 LG전자 (100,800원 ▼3,300 -3.17%), LG화학 (311,500원 ▼10,000 -3.11%), LG디스플레이 (10,690원 0.00%), LG이노텍 (231,500원 ▼7,000 -2.94%) 4개사의 현금결제 비중은 60%대였다. 이는 만기 60일 이내 전자어음 등 현금성결제를 제외한 것이다. LG는 협력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9월부터 결제방식을 '100% 현금'으로 과감히 바꿨다. 이에 따라 이들 4개사의 1100여개 협력사는 자금운용에 상당한 여유가 생겼다고 한다.



중소기업들은 어음 처리과정에서 자금난에 시달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당장 운영자금이 부족해 대금으로 받은 어음을 만기까지 두지 못하고 높은 할인율로 현금화하곤 한다. 납품대금을 모두 현금으로 받으면 어음할인에 따른 손실을 줄이고 자금운용의 예측 가능성도 높이는 '1석2조'의 효과가 있다.

영세한 업체들이 어음보다 선호하는 현금성결제와 비교해도 전액 현금결제의 장점을 확인할 수 있다. 현금성결제는 통상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뒤 60일 안에 대금을 지급한다. 이를 100% 현금결제로 전환하면 대금결제기간이 최장 14일로 크게 단축된다.

LG는 이보다 결제기간을 더 줄였다. LG화학의 경우 세금계산서 발행일로부터 지급 기준을 종전 10일 내에서 7일 내로 바꿨다.


LG는 현금결제 혜택이 2·3차 협력회사들에 돌아가는 선순환구조가 정착되도록 할 방침이다. 1차 협력업체들에 2·3차 협력사에 대한 현금결제 비중을 높이도록 권고하는 게 한 예다. 아울러 다른 계열사에도 협력사에 대한 현금결제 비율을 높여나가기로 했다.

LG의 이런 노력은 그룹차원의 동반성장 전략의 일환이다. LG는 지난 9월 초 그룹 차원에서 2000여개 협력회사와 'LG 동반성장 및 공정거래 협약'을 맺은 후 협력사 금융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연구·개발(R&D) △장비 국산화 △사업지원 △협력회사 소통 전담 온라인 창구 신설 등 '동반성장 5대 전략과제'의 실천사항을 속속 구체화하고 있다.



LG는 중소 협력사와 소통을 전담할 온라인 창구 'LG협력회사 상생고'를 이번주에 오픈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LG는 그룹 대표 홈페이지 및 각 계열사 홈페이지 초기화면에 'LG협력회사 상생고'에 들어갈 수 있는 배너를 만들어 협력사들이 손쉽게 접근하도록 할 계획이다.

상생고에 접수된 내용은 그룹 차원의 정도경영 전담팀에서 상시 모니터링한다. LG관계자는 "일시적·단발성 지원이 아닌 장기적·실질적 대안으로 협력사가 성장하도록 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국내 중소기업들이 가장 거래하고 싶어하는 대기업으로 자리잡겠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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