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섹 쇼크' 하나금융 급락, 후폭풍 차단 '총력'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권화순 기자 2010.10.21 17:05
글자크기

(종합)테마섹 지분전량 처분에 7.3%하락… 하나금융, 주주들에 "기업가치 변화無"

'주가 급락을 막아라!'

하나금융지주에 비상이 걸렸다. 최대주주였던 테마섹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9.62%를 6% 할인율로 처분하면서 하나금융지주 (60,600원 ▲2,500 +4.30%) 주가가 21일 7% 넘게 급락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주요 주주들과 기관투자자들에게 테마섹의 지분 매각 배경을 설명하는 서한을 서둘러 발송했다.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하나금융 주식 2000주를 매수하는 등 후폭풍 차단에 나섰다.

테마섹 자회사 앤젤리카 인베스트먼트는 이날 증시 개장 전 하나금융 보유 주식 2038만5000주(9.62%)를 블록세일(대량매매) 방식으로 모두 처분했다. 매각 가격은 전날 종가(3만5550원)보다 최대 6%의 할인율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테마섹의 지분 매각 영향으로 하나금융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전날 대비 7.31%(2600원) 내린 3만2950원에 마감했다. 지난 해 10월 대규모 유상증자 추진 소식으로 14.42% 급락했던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구용욱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업 펀더멘털과는 무관한 이슈에 단기적으로 과도하게 반응했다"며 "수급 충격이 얼마나 지속될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적잖이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테마섹의 지분 매각이 우리금융 매각 공고를 앞둔 미묘한 시점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데다 후폭풍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이날 골드만삭스 계열인 데자쿠(8.66%)와 국민연금(8.19%), 얼라이언스번스타인(7.31%) 등 주요 주주들과 증권사 애널리스트 및 펀드매니저들에게 테마섹 지분 매각 배경을 설명하는 레터(서한)를 보냈다. 테마섹의 전격적인 지분 매각에 따른 주주들과 기관투자가들의 동요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하나금융은 서한에서 "테마섹의 지분 매각은 자체적인 포트폴리오 정책 변화로 인한 결정으로, 하나금융의 기업 가치에 악영향을 줄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테마섹의 포트폴리오 정책 변화를 이미 알고 있었고 지분 변화도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1년쯤 전부터 테마섹이 내부 사정으로 지분을 팔려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고 김승유 회장은 지분 매각 시점도 미리 알고 있었다"며 "일각에서 테마섹이 아무런 사전 움직임이나 통보 없이 지분을 팔았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김정태 하나은행장도 이날 하나금융 주식 2000주를 추가로 매입해 보유 자사주를 4만5400주로 늘렸다. 테마섹 지분 매각이 기업 펀더먼탈과 무관하다는 점을 주주나 투자자들에게 알리기 위한 차원이다.

시장의 관심은 테마섹의 지분 매각이 하나금융이 추진하는 우리금융 M&A에 미칠 영향에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선 이달 말 우리금융 매각 공고를 앞두고 최대주주가 이탈했다는 점에서 하나금융에 악재란 해석이 나온다.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하는 데 테마섹 변수가 작용할 수 있어서다. 아울러 합병 추진에 대한 나머지 주요 주주들의 입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그러나 "테마섹의 지분 매각은 우리금융 M&A와는 하등의 관련이 없다"며 "테마섹도 주주가치의 훼손이 없다면 M&A가 성장전략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하나금융의 입장에 대해 이견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지주 차트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