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플러스]PR매매자의 IT 딜레마

머니투데이 정영일 기자 2010.10.1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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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10월 옵션만기일이 무난히 지나갔습니다. 장 후반 변종 차익거래(리버설, 선물매도와 합성선물 매수를 동시에 하는 포지션) 관련 프로그램 매물이 들어오며 동시호가에서 코스피 지수가 소폭 상승하는 '미니 깜짝쇼'가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옵션만기를 뒤돌아볼때 주목되는 것은 옵션만기일의 프로그램 매매 상황입니다. 어제는 베이시스 개선과 함께 프로그램은 233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습니다. 베이시스가 높아지면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어색한 점이 드러나는 것은 프로그램 매매를 차익거래와 비차익 거래를 분해해서 살펴봤을 때입니다. 프로그램 차익거래는 628억원에 그쳤고 비차익거래가 프로그램 매매의 대부분(1702억원, 약 73%)을 차지했습니다.

차익거래는 베이시스 변화에 따라 지수선물과 현물바스켓을 동시에 거래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베이시스가 유리한 상황이 됐으면 차익거래 가운데 지수선물을 매도하고 현물바스켓을 매수하는 매수차익거래가 들어왔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김영준 SK증권 연구원은 "지수의 추가상승을 위해서는 IT업종의 반등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IT업종의 반등은 그동안 누적됐던 프로그램 잔고의 트래킹 에러를 유발할 수밖에 없다"고 차익거래가 부진했던 이유를 설명합니다.

차익거래는 절대수익을 추구합니다. 그러나 트래킹 에러(Tracking Error)가 발생하면 손실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트래킹 에러는 코스피200지수의 구성종목 중에서 수십개의 현물주식을 선별해 보유하는 현물 바스켓이 코스피200지수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SK증권에 따르면, 코스피200지수에 포함된 종목 가운데 IT 대형주인 삼성전자 하이닉스 LG전자 LG디스플레이의 코스피200지수 대비 시총 비중은 18.49%입니다. 차익 프로그램 내 이들 종목의 매수비중은 19.29%입니다.


여분이 채 1%도 없을 정도로 아슬아슬한 상황이라는 설명입니다. 매수차익거래가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지수가 상승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IT 업종의 상승이 필요하지만 이는 차익거래 프로그램 매매의 트래킹 에러가 발생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래저래 딜레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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