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들이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추구하면서 찾아온 손님을 마다하는 이례적인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또 몇몇 회사들은 현실과 다소 거리가 있는 경영 목표가 효율성에 방해가 된다는 판단 아래 목표 부여를 하의상달식으로 바꾸기도 했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몇몇 보험사와 저축은행들은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모토로 내세우며 어떤 고객이든 받아들이던 이전의 적극적인 태도를 바꾸고 있다. 일종의 돈이 되지 않는 고객 솎아내기 차원의 디마케팅(De-Marketing)이다.
A보험사는 올해 자동차보험 판매 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7 ~ 10% 낮춰잡았다. 연초부터 손해율이 높을 것으로 추정해 인수 심의를 강화하고 선별적으로 고객을 받아들인 결과다.
또 손해율이 높은 외제차의 경우 보험료를 타사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해 국산차 위주의 보험물건 인수를 목표로 잡기도 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보험료 인상 전에 일부 보험사에서 심사를 강화해 손해율을 낮추려는 노력을 한 것으로 안다”며 “손해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여성이나 출퇴근 시에만 운전을 하는 직장인들을 겨냥한 상품이 늘어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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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은행들보다 상대적으로 예금금리가 후했던 저축은행들은 더 이상 은행과의 예금금리 격차가 벌어지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이 얼어붙으면서 자금 운용에 제한이 생겨 예금 유입이 부담스러워진 것. 이같은 상황에서는 연체관리 등으로 원가가 많이 드는 개인대출이나 상호저축은행중앙회 예치에 집중할 수밖에 없어 현상 유지도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호소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자금 운용에 애로를 겪고 있는 상황은 여전하다"며 "예금이 다시 충분히 유입되고 있는 만큼 금리를 높여줄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대형 보험사인 삼성생명은 최근 새로운 계획을 내놔 주목을 끌기도 했다. 삼성생명은 최근까지 상장(5월)에 대비한 몸집 불리기를 지속했다면 앞으로는 수익성 위주의 성장 전략을 펼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생명 (91,700원 ▲2,800 +3.15%)은 이를 위해 실적향상을 위해 사업부, 지역단 등에서 영업목표를 부여하던 것을 없애고, 사업부 등이 주관하는 판촉을 위한 각종 영업활동도 자제키로 했다. 대신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지점장에게 영업목표 설정 등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해 실적 및 조직 관리를 자율적으로 펼쳐나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도 이에 대해 “상반기 상장 과정에서 회사가치를 높여가겠다는 성장 비전을 약속한 만큼 이제는 단기성과, 목표관리 위주였던 과거 체제에서 자율과 창의를 존중하는 새로운 영업체제로 과감히 전환하겠다”는 설명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