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문 연 태블릿PC "문제는 콘텐츠야!"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2010.09.01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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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태블릿PC 연내 6~7종 시판예정...그러나 수요견인할 콘텐츠 확보는 미흡

포문을 열기 시작한 국내 태블릿PC시장이 과연 기대만큼 열릴까.

KT (41,700원 ▼350 -0.83%)가 30일 태블릿PC '아이덴티티탭'을 9월10일 시판한다고 밝힌 데 이어 아이스테이션도 31일 9월에 12.7㎝(5인치) 크기의 미니 태블릿PC를 시판하겠다고 나서면서 국내 태블릿PC 출시경쟁이 본격적으로 점화됐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연내 시판될 국산 태블릿PC는 약 6∼7종에 달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63,100원 ▼1,300 -2.02%)의 태블릿PC '갤럭시탭'은 빠르면 10월에 나오고, LG전자 (109,500원 ▲5,100 +4.89%)도 연내 태블릿PC를 내놓을 계획이다. 아이스테이션 역시 11월에 3차원(3D) 영상패널이 적용된 3D 태블릿PC 'Z3D'를 시판한다. 애플의 '아이패드'도 KT를 통해 10월쯤 국내에 시판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태블릿PC시장의 물꼬가 터진 셈이다. 애플의 '아이패드'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태블릿PC는 PC, 전자책(e북), 휴대형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등 정보기술(IT)디바이스시장을 재편할 차세대 디바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태블릿PC의 수요를 꾸준히 견인할 만한 콘텐츠 등장은 미흡한 편이어서 태블릿PC시장은 스마트폰처럼 폭발적인 판매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주류를 이룬다.
 
애플 '아이패드'는 하드웨어 성능도 뛰어나지만 앱스토어 등으로 대표되는 막강한 콘텐츠 경쟁력을 바탕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이패드'는 지난 4월 출시된 이후 3개월 만에 330만대나 팔렸다. 이는 24.6㎝(9.7인치) 대화면을 통해 2만개에 달하는 고화질(HD) 애플리케이션(앱)을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e북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패드' 출시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던 e북 리더기의 대명사 '킨들'이 건재한 것도 콘텐츠 경쟁력 때문으로 꼽힌다. 미국의 전자서점 아마존을 통해 40만권에 달하는 책과 100가지 넘는 신문과 잡지를 '킨들'에서 볼 수 있다. 포레스트리서치 등은 올해 미국에서만 350만대의 '킨들'이 판매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비해 국내업체들이 선보일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PC에서 볼 수 있는 콘텐츠는 매우 미미하다. 현재로선 안드이드마켓에 등록된 앱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는 아직까지 스마트폰 앱을 개발하는데 최적화된 데다 구글 인증문제도 걸려 있다. 이 때문에 국산 태블릿PC들이 콘텐츠 부재로 시장확산에 어려움을 겪는 국산 e북 단말기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갤럭시탭' 화면크기를 17.8㎝(7인치)로 결정하고 주요 개발사를 통해 별도로 '갤럭시탭' 전용 앱 개발작업을 수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KT는 '아이덴티티탭'을 통해 e북 또는 교육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계획만 내놓았을 뿐이다. 태블릿PC를 만드는 대다수 중소기업은 안드로이드마켓 이용을 위한 구글 인증도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이창석 엔스퍼트 (0원 %) 사장은 "'아이덴티티탭'의 해상도를 스마트폰과 동일한 800×480으로 결정한 것은 기존 스마트폰의 콘텐츠를 활용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안드로이드OS가 태블릿PC까지 고려한 기능들을 포함, 개발자들이 태블릿PC에 최적화된 앱 개발에 뛰어드는 생태계가 구축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신업체 관계자는 "태블릿PC가 장기적으로 국내에서도 e북, PMP 등 기존 IT디바이스시장을 잠식하며 휴대폰에 이은 세컨드디바이스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국산 태블릿PC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무엇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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