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막대한 외환보유액으로 환율전쟁"-IBK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10.08.2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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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美, 엔고 암묵적 동의..한국도 대상

최근 중국이 한국 국채를 대량 매입하면서 채권시장에 쇼크를 불러온 가운데 IBK투자증권은 중국의 외환보유액 다변화 정책으로 2차 환율전쟁이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그 근저에는 중국과 미국의 암묵적 동의가 깔려 있다고 밝혔다.

윤창용 연구원은 23일 "선진국 수요 회복이 지연되면서 각 국가들은 또 다시 가격경쟁에 몰두하고 있으며 그 결과 유로화 가치 급등락 및 엔고 현상 심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히고 환율전쟁의 중심에는 중국이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주택시장 과열 및 금융기관 대출 부실 우려 등 내수 부양책의 부작용이 드러난 데다, 국내총생산(GDP)에서 40%에 이르는 제조업을 고려할 때 수출을 무시할 수는 없으며 시장의 파이가 빠르게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결국 가격경쟁을 통해 점유율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

윤 연구원은 "2.4조 달러를 초과하는 외환보유액은 중국이 수출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훌륭한 무기"라고 밝혔다.



지난 6월 19일 중국은 환율제도 유연화를 선언했고 이후 위안화는 달러화 대비 소폭 절상됐으나 엔화 및 유로화 대비 절하됐다. 이는 중국이 외환보유액을 달러 이외의 유로화 및 엔화 자산 등으로 다변화한 결과라는게 윤 연구원의 설명이다.

윤 연구원은 "중국은 일본과의 수출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는 방향으로 위안화 절상을 요구하는 미국과의 합의점을 찾은 것"이라며 "미국 역시 내수 부진을 만회하고 수출 확대를 꾀하기 위해서는 엔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중국의 달러 자산 매도에 따른 부작용(crowding effect)은 양적완화정책을 통해 차단한다는 것이 미국의 전략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윤 연구원은 "중국과 미국의 암묵적 동의가 깔려 있는 만큼 엔고 현상이 빠르게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한국 자산에 대한 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관련, 이는 한국도 중국의 주요 수출경쟁국인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했다. 그리고 이는 장차 한국 금융시장에서 중국 자본의 역할이 커짐과 동시에 한국 수출기업의 대중국 가격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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