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만 ECFA "韓 기업 對中 전략 새로 짜야"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10.06.2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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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기업 中 자본 투자 가시적, 韓-대만 기업 합작해 中 진출 등 모색 필요

중국과 대만이 해협양안경제협력 기본협정(ECFA)를 체결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대중(對中) 전략 역시 수정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KOTRA(사장 조환익)는 29일 중국과 대만간 ECFA 관련 자료를 내고 "석유화학, 기계, 방직 등 경합분야에서 경쟁력 제고가 시급한 만큼 대 중국 전략을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KOTRA에 따르면 이번 ECFA는 5장 16조 및 5개 부속문건으로 구성됐다. 명목상으로는 FTA가 아니지만 실제로는 홍콩과 중국간 체결한 CEPA(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보다 높은 수준으로 사실상 FTA에 가깝다.

특히 관심이 집중됐던 중국과 대만 양측의 조기수확 리스트(개방품목 리스트)에는 총 806개 품목이 들어가는 것으로 합의됐다. 중국이 대만에 대해 개방하는 품목이 539개, 대만이 중국에 대해 개방하는 품목이 267개다.



KOTRA는 ECFA 체결시 대만 측에서 누리는 관세인하 효과가 더욱 크므로 대만 산업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대만 측 협상 원칙에 따라 농업, 경쟁력 취약 산업에 대한 개방 폭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본격적인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협상 체결 이후 대만 입법원 심의·비준 절차 등도 남아있다.

국내 기업들에게는 직접적 영향이 크지는 않겠지만 대만 기업들이 잠재적 경쟁상대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중국시장을 통한 대만기업들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자본의 대만 진출도 예상된다. 대만은 이번 ECFA를 통해 글로벌 ODM, OEM 국가라는 꼬리표를 뗀다는 각오다.

KOTRA 관계자는 "태양광, 자동차 산업 등 그동안 협소한 대만 내 시장 때문에 성장하지 못했던 사업에 과감한 투자가 가능하게 됐다"며 "잠재적으로 우리 기업의 경쟁상대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 내에서 한국 기업과 대만 기업의 경쟁도 격화될 전망이다. 중국 시장을 기준으로 한국은 2대 수입국이지만 2%포인트 내의 차로 대만의 추격을 받고 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의 50대 대중 수출품목 중 30여개(HS 코드 4단위 기준)가 대만과 경합 중이다.

KOTRA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이 대만기업과 협력을 통해 중국시장을 공동 진출하거나 분야별로 대만의 경쟁기업과의 상호지분투자 및 합작기업 설립 등 새로운 협력모델을 발굴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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