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선진지수, 이번엔 편입 가능할까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2010.06.09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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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부정 요인 상존, 당국 "반반"

한국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편입 여부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22일 오전 6시에 발표된다.

한국증시에 대한 MSCI 편입이 논의는 지난해에 이어 2번째다. MSCI는 지난해 6월, 한국 시장이 지수 편입요건을 충족시킨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몇가지 제도적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이머징마켓 지수에 남겨 놓았었다.



MSCI가 요구하는 제도 변경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올해도 제반 사정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시장의 매력이 더 커졌다는 점은 MSCI가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부정적 요인 상존=9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한국거래소 등 관련 당국에 따르면 MSCI 지수 편입 가능성을 '절반' 정도로 보고 있다. MSCI 입장에서 볼때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요소가 상존하기 때문이다.



우선 부정적인 내용으로는 지난해 MSCI가 선진지수 편입을 보류하면서 제시했던 사실상의 '전제조건'이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시 MSCI는 △해외 원화거래 자유화 △외국인 투자등록제도 폐지 △주식시장 데이터 지적재산권 해제 등 3가지를 선진지수 편입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당국은 MSCI의 요구가 과하다는 입장이다. 역외 환율을 자유화하라는 것은 소규모 개방경제의 특성상 현재도 환율시장의 변동성이 너무 커서 고민인 외환당국 입장에서는 수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등록제도의 경우는 그동안 제도개선으로 4시간 이내로 ID 발급이 가능토록 돼 있어 불편한 점이 없다고 보고 있다. 지적재산권 문제는 MSCI가 거래소와 무관하게 자체 한국증시 지수를 개발해 판매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면서 이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당국 관계자는 "외국인 ID 제도를 폐지하라는 것은 세금 회피 목적이고, 지적재산권 해제도 MSCI 재량껏 한국물 상품을 판매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돼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서 매력 부각=제도적 걸림돌이 존재하지만 MSCI 편입을 희망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한국 증시의 위상이 1년 전과는 다르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한국증시는 세계 13위의 시가총액과 8위의 거래대금으로 이미 선진시장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런 점이 인정돼 2009년 9월에는 FTSE 선진지수 승격이 가능했다.

여기에 최근 MSCI 선진지수로 분류된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관리 실패가 부각되면서 재정건전성이 훨씬 양호한 한국시장의 상대적 매력은 더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FTSE 선진지수 편입을 계기로 이미 해외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한국시장을 선진시장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도 MSCI로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MSCI가 자신들의 조건을 만족시키지 않는다고 해서 한국을 이머징시장에 놓아둔다면 오히려 MSCI 지수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일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선진지수 편입시 영향은=한국증시가 MSCI에 편입되면 명실상부한 선진 증시임을 재확인하는 계기로 작용하면서 한국 증시는 '단비'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증권가는 FTSE 선진지수 편입 등 국내외 과거 사례를 적용해볼때 MSCI 선진지수 편입시 최대 28조원의 외국자금이 추가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한국증시 디스카운트 완화 효과, 장기 투자성향 자금 유입으로 시장 변동성 축소 등의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수혜 종목으로는 덩치가 큰 외국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대형주가 거론된다. 이밖에 IT, 산업재, 비경기소비재, 유틸리티, 통신 등도 전보다 각광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MSCI선진지수 편입이 무산되더라도 악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중론이다. 이미 대부분 외국투자자들이 한국시장을 선진시장으로 인식하고 있는데다 지난해 지수편입 무산 때도 충격이 크지 않았다는 게 자신감의 근거다.

금융위 관계자는 "여러 정황으로 볼때 이번에는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며 "편입되는게 더 좋지만 이번에 실패하더라도 한국 증시에 큰 악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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