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버블제트'에 무게…"함수·파편 조사해야"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10.04.1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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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6일 천안함 침몰 원인과 관련해 "외부폭발의 가능성이 높다"고 공식 확인한 가운데 민·군합동조사단은 천안함을 반으로 쪼갠 폭발 원인에 대해 어뢰의 수중 폭발에 의한 '버블제트(bubble jet)'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이 날 오전 국방부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을 국가안보차원의 중대한 사태로 인식한다"며 어뢰 공격 등 피격에 의한 사고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윤덕용 조사단장은 "(천안함에 폭발원인이 직접) 접촉도 가능하지만 접촉하지 않고 선체의 근처에서 폭발했을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직접 타격보다는 어뢰가 함정 밑에서 폭발한 후 발생한 버블제트에 의해 함정이 두 부분으로 쪼개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버블제트 유력? = 버블제트란 함정 아래의 수중에서 폭약이 터지면서 생긴 고압의 가스거품(버블)이 함정을 수차례 휘어지게 해 두 동강을 내는 것을 말한다.



우선 폭약이 수중에서 기화되면서 엄청난 부피의 고압 가스거품(버블)이 발생, 팽창하며 함정 중심부를 밀어 올린다. 이후 함정 밑은 바닷물이 일시적으로 버블에 밀려나 텅 빈 상태가 되며 함정 중심부는 아래로 처져 균열이 생긴다. 이어 빈 공간에 주변의 물이 급속히 빨려 들어가 수직으로 솟구치면 함체는 다시 '역(逆) V'자로 접히며 쪼개진다.

"두 차례의 폭발음이 있었다"는 천안함 사고 생존자의 증언도 버블제트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어뢰의 첫 수중 폭발 당시 한 번, 함정 아래서 물이 솟구칠 때 또 한 번의 폭발음이 생길 수 있다는 것. 또 인양된 함미의 갑판이 위로 휘어져 있는 것도 밑에서 위로 압력이 작용했다는 증거다.

버블제트가 원인이라면 함정에 근접하면 자동으로 폭발하는 방식의 자기감응식 어뢰가 폭약의 운송수단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함미 흔적은 어뢰 직접 타격" = 어뢰의 직접 타격 가능성도 남아 있다. 합조단은 인양된 함미를 조사한 결과 "함선의 왼쪽에서 큰 힘이 작용해서 선체를 포함한 철판들이 안으로 휘어 있고, 오른쪽에는 파손이 생겨서 우측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좌현 쪽에서 비스듬하게 어뢰에 맞은 흔적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함수에서 함미 방향으로 비스듬하게 직접 타격 당했다는 것. 2차례의 폭음은 "경어뢰에 두 차례 같은 부분을 타격당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해군 관계자는 "함정 아래가 아닌 왼쪽에 타격 흔적이 있다고 해서 버블제트의 가능성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1차 폭발 지점이 함정 왼쪽 대각선 아래 지점일 수도 있고, 1차 폭발로 함정이 기울어졌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버블제트에 의해서도 함미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외부충격'말고는 장담 못 해 = "이 관계자는 "함수를 인양해 함미의 타격 흔적과 정확히 맞춰봐야 모든 것이 정확해질 것"이라며 "왼쪽 타격 흔적 역시 함미·함수를 맞춰봐야 직접 타격에 의한 파공인지, 버블제트에 의한 것인지 실마리가 잡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합참 관계자는 "현재로선 '외부충격'이라는 점 말고는 어떤 것도 장담할 수 없다"며 "어뢰 가능성이 높다고 하지만 기뢰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함수 인양과 주변 해역에서 채취한 파편 수거 등 다양한 증거를 수집한 뒤 최종 결론을 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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