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앤캐시, 대부업계 최초 저축은행 인수하나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2010.04.1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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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계 1위 업체인 러시앤캐시가 다시 한번 저축은행 인수에 나선다. 그동안 축적해 온 개인신용대출 데이터베이스(DB)와 우수성을 인정받는 신용평가시스템(CSS)을 저축은행 업무에 접목해, 소매금융업계 최강자로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에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러시앤캐시는 예쓰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가 진행하고 있는 이번 매각에는 러시앤캐시 외에도 사모펀드(PEF) 등 5~6곳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예쓰저축은행은 영업 정지된 전북저축은행(군산)과 으뜸저축은행(제주)의 일부 자산을 계약 이전해 새로 설립된 가교저축은행으로, 지난해 말 기준 자산규모는 4100억원이다. 예보 기금 3719억원이 투입돼 부실이 이미 정리된 상태다.

인수 추진 업체들이 제시한 인수가는 120억원 내외. 예보와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이 당초 밝힌 적정 매각가 200억~300억원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매각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데다, 이들 저축은행이 위치한 지역 내 개발움직임이 활발한 점이 구미를 당긴 것으로 보인다"며 "소매금융업에 특화된 러시앤캐시가 인수에 성공할 경우 수도권에 집중돼 있던 개인신용대출 업무를 지방으로 확대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선 저축은행 인수 '삼수생'인 러시앤캐시의 인수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에서 대부업체에 대한 감독권을 지방자치단체에서 넘겨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대부업체들의 위상이 제도권 금융기관으로 격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경우 대부업체들이 사업 다각화를 꾀하기 한층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앤캐시는 지난해 부실저축은행이던 양풍저축은행과 예한울저축은행 인수에 나섰다가 번번이 고개를 숙여야 했다. 대부업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다 토마토저축은행, 현대스위스저축은행 등 대형저축은행들이 인수에 직접 나선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선 이제까지 러시앤캐시가 비제도권 금융기관이라는 이유로 저축은행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지만, 대부업체에 대한 감독권 행사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이 같은 입장을 고수하기 힘들게 됐다"며 "러시앤캐시는 지난 두 차례 실패로 저축은행 인수 관련 노하우도 갖춘데다 자본력도 상당해 인수 가능성은 높다"고 내다봤다.

한편 러시앤캐시는 예쓰저축은행을 인수하더라도 부실저축은행을 인수할 경우 인수자금 120억원 당 영업권역 외 1개 지점을 설치할 수 있던 인센티브가 제공되지 않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 대부업체 관계자는 "수신기능이 있는 금융기관을 인수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대부업체에겐) 의미가 상당하다"면서 "인수에 성공할 경우 조달금리가 낮아지는 만큼 저축은행을 통해 보다 저렴한 금리에 소액신용 대출을 실시할 수 있어 고금리 사금융 업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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