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노동자 대투쟁 때 노조에 참여한 이들이 지금까지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신입사원들이 보기에는 노조가 중·장년층으로 구성돼 있어서 세대차이도 있고, 자신들과 문화도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 합니다."(김태현 민주노총 정책실장)
◇경기침체, 개인주의가 노령화 가속화= 11일 장규호 현대차 노조 대변인은 "노조원 상당수의 평균 근속연수가 15년 이상인 데다 고등학생 이상 연령의 자녀를 둔 준(準) 고령자"라며 "향후 노조원 감소추세가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전체 산업 종사자 중 젊은 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든 만큼 고령자 비중이 커지는 모습도 확인된다. 15~29세 연령대는 2004년 전체 산업 종사자의 20.3%를 차지했지만 2008년엔 17.3%로 줄었다. 반면 2004년 24.7%에 불과했던 50대 이상 근로자의 비중은 2008년 29.4%로 4.7%포인트 늘었다.
이같은 노동시장의 고령화는 곧 노조의 고령화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비정규직 중심의 청년고용 증가 추세는 이미 정규직 중심으로 구성된 기존 노동조합의 고령화를 한층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노동운동의 여건 변화도 젊은 층의 노조 가입을 저해하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남용우 한국경영자총협회 노사대책본부장은 "1970~80년대 생존권을 요구했던 노동운동을 펼쳤던 분들과 요즘 젊은이들은 생각 자체가 다르다"며 "투쟁 일변도의 노조문화가 젊은 층에게 호소력이 떨어진다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세대변화에 발맞추는 변신 노력= 젊은 세대의 무관심과 정치노선에 대한 외면은 노조의 대응방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치투쟁 일변도에서 벗어나 실용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한 당근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6년전부터 노조원에 대한 육아비 지원을 임단협 요구사항에 포함시켰다. 젊은 세대의 조합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그 전까지 '자녀 대학 학자금 지원' 등 중장년층 조합원들을 위한 요구사항만 반영됐다.
정승희 한국노총 부대변인은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의 세대갈등과 고용형태의 차이로 앞으로 노조 활동에도 적잖은 변화가 올 듯하다"며 "노조는 사측으로부터 조합원 전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조직이지만 세대간 이해관계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