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 재건축 조건부 허용 '강남권 파장'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2010.03.03 16:51
글자크기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3전4기 끝에 높디높은 재건축 안전진단의 벽을 넘었다. 강남 재건축의 '바로미터'인 은마아파트가 사업 추진 발판을 마련하면서 초기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시장에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남구는 지난해 12월부터 은마아파트의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한 결과 종합점수 50.38점으로 조건부 재건축에 해당하는 D등급 판정이 나왔다고 3일 밝혔다.



정밀안전진단은 △건물의 구조안전성(40점) △건축 마감 및 설비 노후도(30점) △주거환경(15점) △비용분석(15점) 등 4개 분야를 평가한다. 이같은 요소를 평가한 종합점수가 56점 이상(A~C등급)이면 '유지보수', 31∼55점(D등급)이면 '조건부 재건축', 30점 이하(E등급)면 '재건축' 등으로 분류된다.

은마아파트가 받은 D등급은 노후·불량 건축물에 해당, 재건축은 가능하지만 붕괴 우려 등 치명적 결함이 없어 구청장이 재건축 시기를 조정할 수 있는 '조건부 재건축' 대상이다.



구가 공개한 안전진단 종합판정 결과에 따르면 은마아파트는 준공된지 약 31년이 지나 구조체 및 설비배관의 노후·열화가 발생한데다 주차시설 부족으로 소방활동도 불편하다. 특히 구조체 내력이나 지진 하중이 취약해 보수·보강보다는 전면적인 재시공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구는 이같은 용역결과를 토태로 오는 5일 자문위원회를 열고 은마아파트 재건축 허용 여부를 최종 발표할 계획이다. 여기서 재건축 허용이 최종 결정되면 은마아파트는 구체적인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조합설립인가,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 등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은마아파트의 안전진단 통과는 이미 지난해부터 시장에 알려진 재료지만 잠실주공5단지 등 초기 재건축 단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층아파트의 안전진단 신청이 증가하는 등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 움직임이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은마아파트는 강남 재건축시장 바로미터인 만큼 시장 파급력이 클 것"이라며 "재건축시장이 하향 조정기여서 가격이 단기 급등하지는 않겠지만 급매물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안전진단을 통과하더라도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는 것은 아니다. 소형의무비율, 조합원 분담금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사업 추진이 순탄치 않을 수도 있다.

대치동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4424가구에 달하는 조합원들의 의견을 조율하는게 어디 쉬운 일이냐"며 "안전진단이라는 고비를 넘는데까지 수년이 걸린 것처럼 재건축이 언제 마무리될 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고 내다봤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