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가 되었다고 환호하던 토요타가 흘리는 저 신음소리가 들리나요? 토요타 아키오 사장은 3번 사과했고 미국 국회 청문회에도 굴욕적인 출석을 해야 합니다. 일본 전체가 신음소리를 내는데 샘통이라고요? 아닐걸요. 다음은 현대차나 삼성이 타깃이 될지도 모르는데.
토요타 사태를 보니 국가나 기업, 개인들의 신음소리에 중요한 마케팅 팁이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참지 못해 나오는 시그널인 신음소리에 마케팅 인사이트(Insight)가 없을 수 없습니다. "고객의 소리를 들어라" 하면 우리는 큰 목소리만 듣는데 아주 낮은 소리인 신음소리를 들어야 혁신기업입니다. 니컬러스 니그로폰테가 창업한 MIT랩의 정신은 '인간을 위한 과학과 기술'인데 부엌에서 고생하는 주부, 노약자, 장애인들의 신음소리를 듣는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겁니다. 그가 주창한 'OLPC(One Laptop per Child·오지 어린이에게 100달러짜리 랩톱을 보급하는) 캠페인'도 정보혁명에서 소외된 아이들과 부모들의 애타는 신음소리를 들었기 때문이죠.
신음소리는 '시그널'입니다.
신음소리를 들으면 안아줘야 합니다. 그래야 '포옹효과'가 생깁니다. 한류를 폭발시킨 '욘사마 신드롬'이 그랬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1억2000명 인구의 일본에 욘사마보다 잘생긴 배우, 복근 좋은 배우가 없겠습니까? 그런데 그 아줌마들은 미칩니다. 거기엔 그녀들의 오래 억눌린 신음소리가 있었는데 친절은 알아도 사랑은 모르는 일본남자들이 그걸 못들었기 때문입니다. 일본아줌마들은 남편을 '슈진'(主人)이라고 불렀고 전통적 주부들은 남편의 출퇴근에 무릎을 꿇죠. 가슴에는 '황혼이혼'의 칼을 품고. 사무라이와 게이샤의 차갑고 비장한 사랑에 익숙하던 그 일본 40∼50대 아줌마들이 '겨울연가'의 순애보 사랑을 보고 '아! 저게 사랑이야. 내가 꿈꿨던 그런 사랑'이라며 새삼 자기 연민이 들어 다 닳아버린 인생과 사랑의 거울을 닦으며 뒤늦게 스스로 거울사랑을 포옹한 건 아닐까요? 영혼이 움직이면 무서운 힘을 내죠. 그녀들은 4조원 경제효과, 한류, NHK에 한국어 방송이라는 기적적인 힘을 선물했습니다. 포옹의 힘입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빙속 강국으로 다시 태어난 한국이지만 그러면서도 고개 떨군 이규혁돚성시백 선수의 신음소리를 안아주는 한국이 보기 좋습니다. 잔칫상에 고춧가루 뿌리는 놈은 꼭 있는 법인데 오노가 그렇죠. 남자 1000m 경기에서 오노가 몇 번이나 하품하는 시건방짐을 떨고 시상 전엔 한국을 비방하는 발언도 했다는데 참 궁합 안맞는 친구지만 내친 김에 그 철없음도 우리가 안아줍시다. "안아줄 테니 O! No. 철 좀 들어라." 안아주는 게 이기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