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리콜 축소 로비' 파문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0.02.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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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3일부터 토요타 청문회… 치열한 공방전 예상

토요타가 로비를 통해 급가속 문제를 차량 바닥 매트 리콜로 `축소'해 리콜 비용을 절감했다는 내부 문서가 공개돼 파문이 예상된다.

월스트리트 저널 등은 21일 토요타 북미 법인의 이나바 요시 사장이 지난해 7월 작성한 내부 프리젠테이션 문건을 인용, 토요타가 2007년 급가속 문제와 관련해 미 교통규제 당국에 로비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토요타는 문제의 원인인 가속 페달 결함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바닥 매트 리콜로 마무리하는 것으로 미 당국을 설득하는데 성공해 1억달러 이상의 비용을 절약했다고 `자화자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문서에는 토요타의 미국내 로비의 핵심 성과 중 하나는 '토요타에 유리한 안전 대책(rulemaking)' 뿐만 아니라 `유리한 리콜 결과'였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 토요타는 급가속 문제가 제기된 캠리와 렉서스 ES350 차량 5만5000대를 운전석 바닥 매트 문제로 리콜한 바 있다. 그러나 2009년 8월 4인 가족이 타고가던 렉서스 승용차의 급가속 사고를 계기로 여론이 점차 악화되자 가속 페달 결함을 인정한 후 리콜을 확대 시행했다.

특히 이 문서에 따르면 전직 미 정부 관료들이 참여한 토요타의 '워싱턴안전그룹'이 미 교통안전국((NHTSA) 등을 대상으로한 로비의 주체였다. 이 그룹은 리콜 로비외에도 차량 지붕, 측면 충격, 도어록 등에 대한 안전 규정의 변경과 도입 시기 연기 협상을 도와 1억2400만달러를 절감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문서는 토요타 청문회를 개최할 미 하원 감독 및 정부개혁위원회에 제출돼 향후 토요타의 축소 은닉 등 부도덕성을 크게 부각시키는 한편 미 관련 당국의 부패상에 대해 경종을 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가 23일 청문회를 개최하는 것을 필두로 3차례 의회 청문회가 잇따라 열린다. 23일 청문회에는 NHTSA 국장과 토요타 북미법인 사장이 증인으로 나서고 24일 하원 감독위 청문회에는 도요타 아키오 사장이 직접 증인으로 참석한다. 상원 통상위는 다음달 2일 별도의 청문회를 개최한다.

미 의회와 언론은 토요타가 적절하고 신속하게 리콜 조치를 취하지 못한 점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할 것으로 예상된다.



AP통신에 따르면 토요타는 미 정부가 토요타의 급가속 문제에 대해 데이터와 정보를 파악하고 있었다는 내용을 포함해 5만 페이지에 달하는 자료를 미 의회에 제출했다. 감독위 관계자는 청문회 전에 모든 문서를 검토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치 않지만 철저히 체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18일 감독위는 회사측이 안전 결함을 은폐하고 리콜을 실시하지 않았다는 전 토요타 직원들의 증언을 담은 내부문서 제출을 요청했다.

한편 토요타는 미 의회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토요타자동차의 급가속 결함에 대해서는 NHTSA도 이미 6년전에 파악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미 최대 자동차 보험사 '스테이트 팜'이 2002년9월~2003년11월 기간동안 2002년식 렉서스 ES300에 대해 5건의 소비자 신고가 접수됐다고 2004년 2월에 NHTSA에 보고했다는 것.

이어 NHTSA가 같은 해 3월 비슷한 신고 여부에 대해 문의하자, 스테이트팜은 2002년, 2003년식 캠리에 대해 29건, 2002~2004년식 캠리 소라라 3건, 2003년식 렉서스 EX300 2건이 있었다고 회답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미국내에서도 토요타에 대한 과도한 비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토요타자동차의 생산공장이 있는 켄터키주의 스티브 베쉬어 주지사는 토요타의 리콜 문제에 대해 "토요타가 다른 완성차업체보다 리콜에 대해 유독 비판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쉬어 주지사는 미 정부ㆍ의회와 언론이 토요타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미 정부가 제너럴모터스(GM)나 크라이슬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과 청문회 위원장이 GM 소재 미시간주 출신 의원이라는 점을 꼬집었다.

토요타 리콜과 관련된 하원 에너지통상위원장은 제너럴모터스(GM)가 소재한 미시간주 출신 바트 스투팩 의원(민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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