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픽스 금리인하효과 0.1%p, 이럴 거면 뭐하러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오상헌 기자 2010.02.1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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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대출금리 결정 못하고 눈치… 대출금리 인하 효과 미미

새로운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인 코픽스(COFIX) 연동 대출이 17일 처음 선보였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은행들이 다른 은행의 눈치를 보며 대출금리 결정을 늦추고 있는데다 대출 금리 인하폭도 예상보다 미미한 탓이다. 주택대출 금리 부담을 낮춰보겠다는 금융당국의 코픽스 도입 취지가 무색해지면서, '이럴 거면 뭐 하러 코픽스를 도입했느냐'는 볼멘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SC제일은행은 17일 은행권 최초로 코픽스 연동 대출인 '뉴퍼스트 홈 론'을 일선 지점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신규취급액 기준 6개월 물 대출 금리는 연5.08~6.18%로 코픽스 기준금리(3.88%)에 1.2~2.3%p의 가산금리가 붙었다. 기존 양도성예금증서(CD) 연동 주택담보대출(5.18~6.28%)보다 0.10%포인트 낮은 수준에 그쳤다.

기업은행 (13,840원 ▼110 -0.79%)은 18일부터 'IBK 코픽스 주택담보대출'을 판매하기로 했다. 당초 이날부터 대출을 취급할 계획이었지만, 가산금리 등 세부사항 결정이 미뤄져 하루 늦춰졌다.



대출만기가 2년 이상인 장기물의 경우 CD연동 대출보다 0.2~0.48%의 금리가 낮게 적용된다. 그나마 국책은행으로 외국계인 SC제일은행보다 인하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하지만 이날 새 상품을 선보이기로 했던 외환은행 (0원 %)은 내부 사정을 들어 다음 주로 출시를 미뤘다.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빅4'들도 빨라야 다음 주 관련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나, 금리 인하폭은 기업은행 선을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외국계인 SC제일은행이 0.1%를 내린 것은 성의 표시한 것〃이라면서도 그동안 독자행보로 당국과 은행권의 눈총을 받아왔던 것에 대해 서운함을 표현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은행의 금리인하폭이 최대 0.48%p나 돼 당국의 의지를 반영한 것 아니겠느냐〃며 〃눈치를 보고 있는 은행들은 SC제일은행보다는 기업은행 쪽에 가깝게 금리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특히 덩치가 큰 은행일수록 마진에 미치는 영향이 커 금리 결정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금리를 낮추라'라는 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의 눈치도 살피고 있다.

상품 출시가 지연되고 금리 인하폭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 탓에 이날 대출 관련 상담 고객들은 전무하다시피 했다.

직장인 박모씨(37)는 "대출 금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금리 기준을 만들었다는데 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하지 못 하겠다"며 "여론에 밀린 은행들이 코픽스 를 도입해놓고 생색내기 금리 인하를 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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