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엄격한 상장 TF 관리

더벨 박준식 기자, 이윤정 기자 2010.01.25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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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부 자문단 보안 철저...일정 최소화

더벨|이 기사는 01월21일(10:5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 상장이 그룹의 핵심 사안으로 집중되면서 기업공개(IPO)를 위해 꾸려진 태스크포스(TF)에 대한 관리·감독이 강화되고 있다.



삼성생명 내부에는 지난해 12월 상장 대표 주관사가 선정된 이후 회사 내·외부 인력이 혼합된 40여 명의 관계자들이 TF를 구성해 일하고 있다.

TF에는 삼성생명 관계자와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골드만삭스증권은 물론 회계법인, 계리법인, 로펌 등의 대표 선수들이 총 집합해 있다.



당초 삼성 측은 지난달 기업실사 초반까지만 해도 각 자문사에 별도의 독립 공간을 제공하고 필요에 따라 각종 내부 자료와 편의를 제공하는 모습이었다. 업계 최고 전문가들을 모아놓은 만큼 그에 걸맞는 대우를 하겠다는 의지였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는 계속 이어지지 않았다. 평가보상에 철저한 삼성의 자문사 실무 관리는 초반에 예상했던 분위기처럼 편안하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 설명이다.

삼성이 내부 인력 위주의 TF에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한 직후인 지난달 17일, 대부분의 예상을 깨고 대한생명은 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했다. 삼성을 의식한 대한생명이 예상보다 청구 일정을 한달 이상 앞당겨 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삼성은 이전까지 대한생명이 오는 5월께 상장할 것이라는 자문사 의견을 토대로 그에 뒤지지 않는 공모 일정을 준비해 왔다. 예상치 못한 역습에 삼성생명 TF의 내부 관리는 훨씬 엄격해졌다.

대한생명은 최근 인수합병(M&A)이나 예금보험공사와의 국제소송 과정에서 보험자산의 실제 가치를 평가받은 전력이 있다. 이로 인해 석 달 가량 걸릴 것이라던 기업실사를 절반 일정으로 압축하는 게 가능했다.



그러나 삼성의 경우 회사 설립 이래 내재가치에 대한 평가가 공식적으로는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삼성이 아무리 시장의 전문가를 총 동원한다고 해도 기업실사가 두 달은 걸릴 것으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TF 내부에서는 우선 정보보안 수준이 통제 가능한 최대치로 올라갔다. 외부 자문단과 맺은 비밀유지협약(CA)을 근거로 TF 관계자 개개인에 대한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각 자문사에서 파견된 인력들은 최근 태평로 삼성생명 본사로 출근한다. 일부 회계, 계리법인의 동시 자문행위를 막기 위한 조치다. 법률자문이나 증권거래 자문의 경우 쌍방대리가 불가능한 이해상충 조항이 있지만 계리 업무 등의 경우 특수평가라는 이유로 동시 자문이 가능하다.



이런 엄격한 관리는 상장 관련 정보가 경쟁사에 누출되는 걸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그룹의 중대한 프로젝트가 지연되는 걸 막겠다는 의도이지만 자문단은 이런 삼성의 관리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불만스러운 목소리가 나오지만 다른 한편에는 삼성의 관리가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확실한 평가보상을 기대한 인력들이 밤낮 없이 업무에 매달려 일정을 앞당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삼성은 자문단 관리를 위해 수수료 규모를 확정하지 않았다. 이번 거래는 4조원이 넘어 수수료도 수백억 원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정작 자문사 당사자들에게는 상·하한선이 정해진 가이드라인만 제공됐다. 인력 경쟁을 유도해 확실히 일한 이들에게만 보상하겠다는 의도다.



덕분인지 오는 5월 말로 예상됐던 삼성생명 상장 일정은 4월말, 5월초로 한달가량 앞당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거래가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 계획을 실현할 주춧돌이기 때문에 모든 신경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상장은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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