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된 '그랜저' 구해달라고?…특판팀이 뜬다

머니투데이 김보형 기자 2010.01.1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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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인사철…현대·기아는 관용차 GM대우는 미군, 르노삼성은 금융권서 강세

↑한 완성차 업체의 판매 대리점 사진 ⓒ머니투데이 자료사진↑한 완성차 업체의 판매 대리점 사진 ⓒ머니투데이 자료사진


"관공서와 대기업 등 인사가 많은 지금이 일 년 중에 가장 바쁩니다. 2주 동안 업무용 차 홍보를 위해서 은행 점포를 돌았더니 살이 10Kg은 빠졌네요."

통상 차량 판매 비수기인 1월에 가장 바쁜 자동차 영업사원들이 있다. 바로 본사영업본부소속 특수판매팀(특판팀)사원들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관공서와 기업 등에 전문적으로 차량을 판매하는 특판팀을 두고 있다.

이들은 경찰 순찰차 등 특수차량부터 기업 임원들이 타는 업무용 차까지 다양한 수요에 맞게 차량을 판매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지난달 삼성그룹이 사상최대 규모인 390명의 임원인사를 단행했고 LG와 SK등 도 100여명 가까운 신규 임원 인사를 실시해 차량 수요가 예년보다 크게 늘었다.

또 지점별로 업무용차를 보유하고 있는 은행 등 금융기관들도 연초 지점장 인사 등으로 대거 신규 차량을 구매할 것으로 보여 특판팀은 지금 말 그대로 '전시 상황'이다.

특판팀은 우선 관공서와 기업 등이 차량 구매 의사를 밝히면 조건에 적합한 차량의 제원표와 장점 및 가격 등을 담은 홍보책자를 보내고 특별히 원하는 사양 등이 있는지 꼼꼼히 살핀다.


이 과정에서 특판팀은 '녹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추가 작업을 해달라'는 요청부터 심지어는 '판매가 중단된 구형 뉴그랜저를 제작해 달라'는 등 다양한 요구를 듣기도 한다.

전직 특판팀 사원은 "차량이 커 보이고 각진 모양을 선호하는 기관에서는 단종된 차량을 생산해달라는 요구를 하기도 한다"면서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지만 단칼에 거절하기보다는 최대한 정중하게 거절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부문별로 장점을 보이는 수요처도 회사별로 다르다. 현대·기아차는 다양한 차종과 전통 탓에 관공서에서 선호하는 편이고 르노삼성은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기관의 구매비율이 높다.

GM대우는 미국을 대표하는 GM의 상징성 탓인지 주한미군에서 선호한다. 주한미8군은 최근 토스카 50여대를 구매하기도 했다. 쌍용차는 대형세단 '체어맨'의 브랜드 파워덕에 대기업 임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그렇다면 많게는 한 사람이 2000대 이상을 판매하는 특판팀 사원들의 연봉은 어떨까?



일반 대리점 영업사원들이 연간 120대를 팔면 억대 연봉에 진입하는 것을 감안하면 특판팀 직원들은 10억원 이상을 받아야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들은 본사 영업본부 소속 사원 인만큼 일반 사원 월급에 소정의 출장비 정도만 지급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판팀에는 지점장 출신 영업사원들부터 일반 신입사원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면서 "판매능력을 떠나 무엇보다 회사에 대한 애정 없이는 하기 힘든 업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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