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그룹, 사상 최대 투자·고용 숨은 뜻은?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김보형 기자 2010.01.1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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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차 기술력 확보 및 국민경제 기여 의지

↑현대·기아차그룹 서울 양재동 본사 전경↑현대·기아차그룹 서울 양재동 본사 전경


현대·기아차 (104,800원 ▲1,300 +1.26%)그룹의 투자 및 채용 계획을 통해 본 올해 경영전략의 화두는 '친환경차 개발'로 요약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글로벌 '톱5'로 성장했지만 경쟁업체에 비해 전기자동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기술은 다소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여기에 지구 온난화에 대처하기 위한 각국 정부의 환경규제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강화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친환경차로의 패러다임 시프트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기술격차를 극복하는 동시에 경쟁력 우위에 있는 분야에서는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친환경차 개발 '올인'
현대차그룹의 올해 투자규모는 10조5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공장 증설 등 시설 투자에 5조9000억원을 투입하고 나머지 4조6000억원은 모두 R&D에 쏟아 붓기로 했다.



특히 친환경차 개발을 위한 R&D 전문 인력만 1000여명 채용할 계획이다. 현대차의 올해 채용인원(정규직 기준) 중 20%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다.

세계 각국의 연비 규제와 미래자동차의 핵심으로 떠오른 고연비 소형차와 친환경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가 묻어난다.

실제로 미국은 오는 2016년부터 평균연비를 현재의 10.5㎞/ℓ보다 크게 높인 15.1㎞/ℓ 이상으로 상향조정하기로 했고 유럽도 CO2 배출량 규제에 나설 예정이다.


여기에 토요타와 혼다가 프리우스와 인사이트 등 리터당 30~40Km 주행이 가능한 하이브리드차를 이미 판매하고 있는 점도 현대·기아차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현대차 (250,000원 ▲4,000 +1.63%)는 지난해 LPG(액화석유가스)를 기반으로 한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를 출시했으나 아직 가솔린 하이브리드차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같은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올해 말 쏘나타 가솔린 하이브리드차를 미국시장에 출시하고 2011년에는 디젤 하이브리드차까지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도 오는 8월부터 생산을 시작해 2010년부터는 관공서 등에 시범 보급하고 2011년부터는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판매할 예정이다. 수소연료전지차도 2012년 상용화를 목표로 배터리와 모터 등 핵심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이밖에 고연비 소형차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성능 엔진·변속기 공장 역시 증설키로 가닥을 잡았다.

◇고용 확대로 사회적 책임 다할 것
현대차그룹은 올해 정규직 5000여 명과 대학생 인턴 1000명 등 총 6000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전체 채용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고용의 질이 보장된 정규직은 200명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이 이처럼 채용 규모를 확대한 것은 정몽구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정 회장은 이날 오전 이명박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취업률을 높여야 한다"며 정보의 고용확대 정책에 공감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에도 당초 4000명을 고용할 예정이었으나 800명 늘어난 4800명을 채용한 바 있다.

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은)지난해부터 특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시는 편"이라며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한 고마움을 어떤 식으로든 표현해야 한다는 얘기를 자주 했다"고 설명했다. 고용 확대가 최고의 사회 환원 방식이라는 게 정 회장의 지론이다.



친환경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친환경차 개발 및 보급 확대로 정보기술(IT)과 전자산업 등 전후방 관련사업의 고용창출효과도 2010년 1600명에서 2013년에는 1만20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고로 2호기 건설로 인해 고용 창출효과만 9만3000명에 이르고 운영에 들어가면 7만8000명의 일자리가 생기게 된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올해는 통상 6월과 12월에 각각 진행되는 상·하반기 신입 공채시기도 앞당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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