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사협상, 결국 해 넘길 듯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9.12.2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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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 수준 이견차 팽팽… 연초 파업 가능성↑

7개월여를 끌어온 기아자동차 (104,400원 ▲900 +0.87%) 올해 임금협상이 결국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249,000원 ▲3,000 +1.22%)와 같은 수준의 보상을 요구하는 노조와 무분규 여부에 따른 차이를 내세우는 사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서다.

노조는 이번 기회를 놓치면 현대차와 격차가 고착화된다고 보고 요구안 관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파업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기아차는 28일 오전 교섭에서 노조에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성과급 300%와 현금 400만원을 제시했다. 최초 제시안보다 150만원 늘어났지만 현대차의 합의안(300%+500만원+40주)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기아차 노조는 이에 반발해 이날 교섭을 중단하고 임시 대의원대회를 여는 한편 간부들을 중심으로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에서 항의집회를 열었다.



조합원 찬반투표와 조인식 등의 일정을 감안하면 연내 타결을 위해서는 이날이 사실상 '데드라인'이다. 사측은 교섭재개를 위해 오후 늦게라도 추가 안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합의를 도출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견차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최대 실적을 거두고도 현대차와 큰 차별을 받는다면 앞으로 이런 사태는 계속될 것"이라며 "사측이 소폭 늘어난 안을 내민다고 해도 교섭이 큰 의미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노조는 현대차와 비슷한 금액인 '300%+500만원+200주'를 요구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회사는 끝까지 합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다만 현대차에서 합의된 금액 중 100만원과 40주는 무분규에 대한 보상이라서 기아차에는 해당이 안 된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지난 7월 이미 파업을 벌였다.


이와 관련 노조는 "파업에도 불구하고 최대 실적을 거뒀으며 그동안 차종 분배, 연구소 통합에 따른 차별, 기아차 상용 부문 단산으로 인한 판매력 악화 등 현대차그룹을 위해 기아차가 희생한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아차 노조는 임금협상의 연내 타결이 사실상 불가능해짐에 따라 대의원대회를 통해 내년 초 파업을 포함한 여러 압박 수단을 강구할 예정이다.


현대차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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