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 이 기사는 12월17일(14:16)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 상장 소식이 전해진 이후 가속과 감속 사이에서 고민하던 대한생명이 결국 '가속'을 선택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를 전격적으로 청구한 것이다. 시장 예상보다 한 달 이상 빨랐다.우리나라의 IPO 시장 규모는 한 해 2조~3조원 정도다. 총 공모 규모만 최대 7조원으로 예상되는 생보사 3곳이 동시에 상장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어느 한 곳이 먼저 공모를 진행한다면 다른 곳들은 시장의 소화력이 회복되길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상장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결국 대한생명에게 최고의 시나리오는 삼성생명의 상장 일정이 구체화되기 전 먼저 치고 나가는 것이다. 이번 전격적인 예비 심사 청구는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삼성생명도 시기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상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달 초 사업착수회의(킥오프 미팅)를 갖고 구체적인 상장 준비를 시작한 마당에 이미 실사를 끝내고 예비 심사를 청구한 대한생명을 따라가긴 벅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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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삼성생명은 현재 상장 사전 정지 작업의 일환으로 액면분할을 진행 중이다. 내년 1월쯤에나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 동안 삼성생명은 상장 예비 심사 청구 등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기 어렵다. 이르면 1월 말정도 예비 심사를 청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액면분할이 완료되기 전까진 거래소에서 삼성생명의 상장 예비 심사 청구를 받아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액면분할이 기업 가치에 영향을 주진 않지만 주식 수 등 주주들에게 민감한 사항이 변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생명의 이번 결정엔 주관사단에 대한 믿음도 한몫 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대한생명이 삼성생명보다 먼저 시장에 나와 공모에 성공하기 위해선 삼성생명에 쏠려 있는 투자자들의 눈을 돌려야 한다. 투자자 모집을 책임질 주관사단에 대한 신뢰 없이 상장 일정을 앞당기긴 힘들다.
실제 대한생명의 주관사단은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3개 생보사 중 가장 든든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대표 주관을 맡고 있는 대우증권과 JP모간 외에도 우리투자증권·동양종금증권·크레디트스위스·도이치증권이 주관사로 참여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상장을 서두르자 대한생명이 자극을 받은 것 같다"며 "대한생명의 상장 예비 심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1월 넷째 주 목요일(28일) 이후 삼성생명의 대응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