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파산' 면했지만‥M&A 등 '산 넘어 산'

머니투데이 김보형 기자 2009.12.1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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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인가로 협력사 등 한 숨 돌려‥글로벌 메이커가 인수해야만 장기적 생존 가능

↑77일간의 파업이 끝난 후 처음 생산된 '체어맨' 앞에서 이유일(앞줄 왼쪽), 박영태(오른쪽) 관리인이 박수를 치고 있다. ⓒ박종진 기자↑77일간의 파업이 끝난 후 처음 생산된 '체어맨' 앞에서 이유일(앞줄 왼쪽), 박영태(오른쪽) 관리인이 박수를 치고 있다. ⓒ박종진 기자


법원이 17일 쌍용자동차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에 대해 강제 회생인가 결정을 내리면서 벼랑 끝에 내몰렸던 쌍용차가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스포츠유틸리티(SUV)와 대형세단에 치우친 라인업만으로는 독자 생존이 어려운 만큼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와의 인수합병(M&A)이 이뤄져야 생존할 수 있을 전망이다.



◇ 대외신인도 상승 협력업체 한 숨 돌려

쌍용차는 법정관리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지난달 내수와 수출을 합해 4696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5% 증가했다. 올 들어 누적판매실적도 2만9917대로 법원 조사기관인 삼일회계법인이 당초 산정한 연간 목표치인 2만9286대를 넘어섰다.



이낙훈 판매대리점 협의회 회장은 "회생인가가 부결될까봐 쌍용차 구매를 미루는 고객들이 많았다"며 "오늘 인가 결정으로 공신력이 회복돼 판매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 시장 수출이 재개되고 SUV의 인기가 높은 스페인 시장 수요가 증가세를 보이는 만큼 해외수출도 늘어날 전망이다.

쌍용차측은 내년부터는 연간 8만대 이상 판매가 가능해 법원 조사기관이 예측한 흑자전환 시기인 2012년 보다 빠른 2011년 하반기부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7190여 명이던 쌍용차 직원 수는 현재 4900여 명 정도로 2300여명이상 감소해 고정비용이 크게 줄어들었다.

쌍용차 관계자는 "월평균 4500대, 연간 5500대 이상만 판매하면 연간 150억 이상의 신차 투자가 가능한 상황"이라며 "인수합병만 잘 진행되면 생존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쌍용차의 적자폭은 지난 1분기 2656억 원에서 2분기에는 1772억 원으로 줄어들었으며 3분기에는 절반 가까이 감소한 895억 원을 기록하는 등 경영상태가 호전되고 있다.

박영태 쌍용차 공동관리인은 "1000억 원의 담보여력과 유휴자산 2000억 원으로 내년에 신차 'C200'을 출시할 수 있다"면서 "산은이 추가적인 자금 지원을 약속했고 인수합병을 조건으로 추가적인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자동차사와의 인수합병이 관건



하지만 체어맨과 같은 대형세단에 SUV차종만을 생산하는 반쪽자리 자동차 회사로는 장기적인 생존이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많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소형차 라인업이 없는 쌍용차는 앞으로도 고유가와 경기침체가 겹치면 언제든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면서 "경쟁력 있는 소형차종이 있는 완성차 회사가 인수해야만 이 같은 상황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측도 안정적인 대주주가 쌍용차를 인수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고 있다. 다만 과거 상하이차와 같이 기술력이 부족한 중국과 러시아 등의 신흥 자동차 회사가 인수하는 것은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이유일 쌍용차 공동관리인은 "공개하긴 어렵지만 쌍용차를 인수하려는 해외 업체가 있다"면서 "선진 자동차업체 중 아시아 진출이 늦거나 우리와 차종이 안 겹치면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쌍용차를 발전시킬 수 있는 회사가 인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쌍용차를 인수할만한 업체로는 피아트와 다임러 등이 꼽히고 있다. 피아트의 경우 중·소형차에 강점이 있고 올 상반기 크라이슬러를 인수하는 등 몸집을 키우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는 과거 쌍용차 지분 7% 가량을 보유했었고 '체어맨' 등에 엔진을 공급하면서 협력관계를 지속해왔다.

쌍용차는 1,2차 감자와 출자전환 등이 모두 끝나는 1월 중순께부터 매각주간사를 공개 선정해 본격적인 M&A에 나서 늦어도 연말까지 인수합병을 모두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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