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는 이날 우리금융 지분 7%를 블록세일 방식으로 매각해 8660억 원의 공적자금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주당 매각단가는 1만5350원, 할인율은 전날 종가(1만6050원) 대비 4.36%였다. 이번 매각분을 포함하면 예보를 통해 우리금융에 투입된 12조8000억 원의 공적자금 가운데 총 4조원이 회수됐고, 예보의 지분율은 73%에서 66%로 떨어졌다.
주가는 올 9월 한 때 1만7200원까지 올랐으나 지분매각이 결정된 후에는 1만6000원 전후로 하락해 예보의 속을 태웠다. 예보는 주가가 1만6500원 이상으로 회복된 지난 주 블록세일을 하려 했으나 투자자 모집이 여의치 않아 일정을 미뤘했다. 이 문제는 블록세일이 결정된 전날까지도 예보의 발목을 잡았다는 후문이다.
이날 새벽에 뉴욕증시가 상승 마감한 게 적잖은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다우지수는 달러화 약세와 주택 지표 호전에 힘입어 전날보다 132.79포인트(1.29%) 올랐고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1% 이상 상승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새벽 글로벌 증시회복 가능성에 주목한 해외 투자가 등의 수요가 추가되면서 당초 예상한 지분을 모두 매각할 수 있었다"며 "전날 저녁까지만 해도 매각규모 축소가 불가피해 보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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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블록세일은 우리금융 조기 민영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과 무관한 재무적 투자가 영입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다.
은행권에선 자산규모가 330조원에 달하는 우리금융의 지분 전체를 매각하는 건 쉽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신 경영권이 포함된 일부의 지분만 새로운 인수 후보에게 매각하고 나머지는 예보가 시장에서 분할매각하는 방안이 보다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인수후보가 우리금융의 지분 20~30%만 확보해도 된다면 자금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
금융계 일각에서 제기했던 우리금융 분리매각 시나리오가 최근 수면 밑으로 가라앉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분리매각은 우리투자증권, 경남·광주은행 등 우리은행을 제외한 계열사를 우선 매각해 덩치를 줄이자는 내용이 골자다.
금융권은 이를 하나금융지주 (61,600원 0.00%)와의 짝짓기 가능성과 연관 짓기도 했다. 하나금융이 우리은행과 우리투자증권 (14,200원 ▲120 +0.85%)을 인수하되 경남·광주은행은 별도의 인수후보를 찾으면 우리금융 조기 민영화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