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업계, 발전용 대용량 배터리 개발 박차

김창익 기자, 강경래 기자 2009.11.1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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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용 대용량 배터리 전기차용 시장의 두 배
-삼성SDIㆍLG화학ㆍSK에너지 등 개발 박차
-제주실증단지 참여해 개발ㆍ실증 병행


삼성SDIㆍLG화학ㆍSK에너지 등 2차전지 업체들이 전기차용에 이어 발전용 대용량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 선진 각국이 풍력ㆍ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계획이어서 발전용 배터리 시장도 급팽창할 전망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I (376,500원 ▲4,500 +1.21%)LG화학 (316,500원 ▼3,000 -0.94%)SK에너지 (111,000원 ▼1,700 -1.51%) 등 2차전지 관련 주요 업체들이 일제히 컨소시엄을 구성해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제주 실증단지 리뉴어블 부문에 응모 했다.



리뉴어블은 풍력이나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한 발전과 관련된 기술을 실증하는 분야로, 정부는 2013년까지 2단계로 나누어 기술을 실증한 뒤 우수 기술을 선정해 국내 표준화를 지원한다. 현재 한국전력 (21,950원 ▼250 -1.13%)현대중공업 (198,300원 ▲7,300 +3.82%), 포스콘, 일진전기 (21,950원 ▲850 +4.03%)등 4개 컨소시엄이 지원한 상태로 27일까지 최종 심사를 거쳐 이 중 2개 컨소시엄이 실증 사업에 참여하게 된다.

풍력ㆍ태양광 발전은 녹색성장이 화두가 되면서 친환경적인 발전으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바람의 세기나 일조량에 따라 발전량이 불균등 하다는 게 문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열쇄가 바로 발전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즉 발전용 2차전지다. 풍력 발전으로 만들어진 전기를 발전용 배터리에 저장했다 필요할 때 공급함으로써 신재생 에너지 발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인버터 등을 통해 직류 전기를 교류로 바꿔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발전용 배터리 시장 규모를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투자 분석회사 파이퍼 제프레이에 따르면 발전용 배터리 시장이 2015년까지 500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020년까지 리뉴어블 발전 비중이 20%가 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전망치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따라 전세계 2차전지 업체들이 앞다퉈 리튬이온 방식의 대용량 배터리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리튬이온 전지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산요는 물론, 히타치 미쓰비시 중공업, 지멘스 등 글로벌 업체들이 앞다퉈 기술개발과 함께 실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내 업체들도 제주 실증단지 1차 실증 기간인 2011년에 맞춰 개발 마스터플랜을 짜놓고 있다.

발전용 배터리의 경우 전기차용에 비해 용량이 10 배에서 많게는 수백 배에 달하기 때문에 용량을 늘리면서 부피를 작게 하는 게 관건이다. 또 배터리와 기존 전력망과의 연결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계통연계 실증도 필수다. 제주 실증단지는 이를 위해서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인 셈.



리튬이온 배터리 세계 2위 업체인 삼성SDI는 2010년에 가정용 전력저장장치, 2011년에 풍력 발전용 배터리에 대한 기술 개발과 실증을 끝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SDI는 중전기 및 풍력 발전 설비 업체인 효성 등과 함께 한전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LG화학도 최근 사내에 스마트 그리드 참여를 위한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고, 발전용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화학은 경쟁사인 삼성SDI와 함께 한전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동시에 포스콘과도 별도의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분산 전략을 택했다.

SK에너지는 인버터와 컨버터 등 핵심 중전설비와 풍력 발전 설비를 만드는 현대중공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의 경쟁이 발전용 배터리로 이어질 것"이라며 "제주실증단지는 국내 업체들이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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