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열냥이면 CEO는 아홉냥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2009.10.2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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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에세이] CEO에 따라 기업은 달라진다

기업이 열냥이면 CEO는 아홉냥


노하우(know-how)인 연구개발(R&D)이야 말로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R&D의 요체, 하이테크는 IT, NT, BT, ET, ST, CT 등 6T다. 정보테크(IT·Information Tech). 2진법 디지털은 21세기 하이테크 기반기술이다. 나노테크(NT·Nano Tech). 초미세기술이다. 바이오테크(BT·Bio Tech). '배아줄기세포'로 난치병에 도전하는 것은 인류의 희망이다.

환경 테크(ET·Environment Tech). 무공해 에너지 생산은 환경을 생각하는 인류의 소망이다. 우주항공 테크(ST·Satellite Tech). 우주 공간은 제3의 땅이고 자원이다. 문화 테크(CT·Culture Tech). 문화는 삶의 배경이자 가치창출의 관문이다.



바야흐로 문화가 곧 돈이 되는 시대다. 이를 흔히 '컬쳐노믹스'(Culturenomics)라 한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교수인 피터 듀런드(Peter Duelund)의 지적이다. 사실 이제 옷도 원단과 봉제를 파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파는 것이다.

인기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23년 동안 1억 명의 관객과 6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쏘나타 180만대 판매수익과 맞먹는 '노다지'다.



◇know-how와 know-where결합해야

일찍이 일본의 노무라(野村) 종합연구소는 국력의 척도도 군사력과 경제력에 이어 문화력으로 바뀌어가고 있다고 보고했다. 세계가 이미 '창조의 시대'로 진입했다고 할 수 있다.

나카무라 슈지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교수는 일본 두뇌유출의 대명사다. 그는 세계적 발명이라는 청색 발광다이오드(LED)를 개발했다. 그런데 일본회사에서 푸대접을 받자 돌연 미국을 향했다. 모쪼록 기술개발을 샘솟게 만드는 사회풍토가 절실하다. 품질 좋고 '값싼(Reasonable Price)' 최강의 제품은 시장에서 결정된다.


하지만 know-how가 한 기업에서 효과적으로 모두 잘되기 힘들다. 각각 장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발산업의 경우 디자인은 미국, 개발과 소재공급은 한국, 생산은 동남아에서 이루어졌다. 즉 know-how와 know-where가 결합했다.

하지만 know-how와 know-where가 결합한 것 같으면서도 특이한 사례가 있다. 한세는 남들이 다 "채산성이 없다"고 포기한 의류 수출 전문회사다. 그것도 100%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수출이다. 그러나 이 회사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미국인이 입는 티셔츠 가운데 세 사람 중 한 사람은 한세를 입는다"며 매출 1조원을 돌파 2조원 대를 향해가고 있다.

◇"기업이 열냥이라면 CEO는 아홉냥"

1988년 사이판에 처음 해외공장을 세운 이래 2001년에는 베트남, 2004년에는 중국 등에 공장을 세웠다.

그래도 저임금의 대량생산만으로 중국·인도는 물론 동남아 국가와 경쟁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렇다면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과 인도를 어떻게 따돌렸을까. 그게 바로 '경영의 묘수'다.

한세의 CEO 김동녕 회장은 일찍이 OEM의 방식을 바꿨다. 상표는 주문자의 것이지만 디자인이나 제품은 한세 쪽에서 먼저 제안하는 방식이다. 수요와 공급이 만날 수 없는 공간에서 접점을 창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IT경영·투명경영·민주경영문화를 정착시키는데 힘썼다. 이것이 바로 중도실용·통합이다.

이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바로 CEO다. "기업이 열냥이라면 CEO가 아홉냥이다." CEO가 누구냐에 따라 기업은 달라진다. 바로 know-who다. 첨단 산업도 좋지만 자기 일을 첨단화하면 사양기업은 없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전기자동차·배터리 제조업체 비야디(BYD)의 창업자 왕추안푸 회장(43세)이 중국 최고 갑부에 올랐다. 바로 성공하는 기업의 중심에는 탁월한 CEO가 있다. (한국CEO연구포럼 연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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