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광구 매각하면 현대重·한화는 거액 손실

더벨 하진수 기자 2009.10.0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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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만弗에 팔면..석유公 140% 수익 vs 현대重·한화 60% 손실

이 기사는 10월07일(07:0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국석유공사가 지난 8월 예멘 육상 4광구의 보유지분 매각에 성공했을 경우 컨소시엄 참여 업체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는 반면 석유공사는 상당한 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공사가 민간 기업으로부터 지분매입비를 웃도는 프리미엄을 챙겼기 때문이다.



석유공사가 예멘 광구의 매각을 위한 작업을 본격화 한 시기는 지난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업계에서는 예멘 현지의 불안정한 정치상황과 열악한 수익성 등을 고려해 예멘 광구의 시장 가치를 5000만 달러 규모로 예상했다.

예멘 광구의 지분 50%를 매입할 당시 석유공사, 현대중공업, 한화 등 한국컨소시엄이 광구 구입을 위해 지출한 비용 3190만 달러와 이후 투자된 탐사광구 사업비, 개발광구 사업비 등 투자비 2643만 달러를 합한 5833만 달러에 비해 다소 모자란 수준이었다.



한국컨소시엄이 5000만 달러에 광구 매각을 단행할 경우 손실 발생이 예상되지만 예멘 광구의 원유 생산량이 최소판매량에 미달하는 등 향후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해당 가격은 적정하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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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컨소시엄 구성원 간 투자비 현황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


우선 석유공사의 경우 운영권 사업자 프리미엄 등을 포함해 현대중공업과 한화로부터 수취한 수수료가 2314만 달러에 달한다. 석유공사가 지분매입을 위해 필요했던 1428만 달러를 넘어서는 금액.

지분매입과 기타비용을 지불하고도 400만 달러의 현금이 남은 석유공사는 이후 광구에 대한 투자비 명목으로 1586만 달러를 추가 투자한다. 400만 달러의 잉여현금을 감안하면 지분매입시부터 현재까지 실지출비용은 1186만 달러를 예멘에 투자한 것이다.

결국 석유공사의 보유지분이 28.5%라는 것을 감안할 때 지분 50%를 5000만 달러 매각했을 경우 석유공사는 총 1664만 달러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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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과 한화의 사정은 정반대다.

현대중공업은 석유공사에 치렀던 1736만 달러의 프리미엄을 비롯해 지분매입을 위해 총 2693만 달러의 대금을 지급했다. 이후 투자비 명목으로 예멘 측에 납부했던 금액 793만 달러를 합칠 경우 현대중공업의 총 소요 비용은 3486만 달러에 달한다.

현대중공업의 지분율이 14.25%인 만큼 5000만 달러에 광구 매각 시 1425만 달러의 대금을 지급받는다고 가정할 때 손실은 2061만 달러에 육박한다.

지분 4.75%를 보유하고 있는 한화 또한 광구 구입을 위해 지출한 비용 897만 달러와 계약 체결 이후의 투자비 264만 달러를 포함해 총 1161만 달러를 예멘에 투입, 5000만 달러에 매각 시 686만 달러의 손실을 입게 된다.

석유공사가 14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는 동안 현대중공업과 한화는 60%에 가까운 손실을 기록하게 되는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석유공사로서는 당장 광구를 매각한다고 하더라도 전혀 아쉬울 게 없는 상황"이라며 "석유공사가 현대중공업과 한화의 손실을 보전해줄 의무가 없는 만큼 두 회사의 손실은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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