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예고 방식 바꾼 이유는?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2009.10.06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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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오차범위 감안한 실적 발표…3분기 단일 숫자 제공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가 2분기 실적 예고에 비해 더 정확한 숫자를 3분기에 제공한 이유는 뭘까?

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에 처음으로 분기 실적 예고제를 실시한 후 6일 두번째로 3분기 실적예고를 했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지난 분기와 달리 매출 및 영업이익과 관련된 추정치를 단일 숫자로 제공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실적예고 방식 바꾼 이유는?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에 매출은 31조~33조 사이로 2조원 가량의 오차범위를 뒀고, 영업이익도 2조 2000억~2조 6000억원으로 4000억원 가량의 레인지를 줬다. 이는 실적 예고 후 환율과 회계상의 변동요인을 감안해 불확실한 숫자로 인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런 삼성전자가 이번에는 매출 36조원, 영업이익 4조 1000억원이라는 정확한 단일 수치를 제시했다. 통상 외국기업들의 실적예고(가이던스)에도 어느 정도의 오차범위를 두는 것이 관례인 것과 비교해도 삼성전자의 단일 매출 및 영업이익 발표는 이례적인 모습이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단일 숫자를 제공한 것은 삼성전자가 국내 증시의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지난 분기 삼성전자가 오차범위를 감안한 가이던스를 제시하자 증권거래소에서는 다른 기업들이 삼성전자를 따라하면서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며 단일 매출 및 영업이익을 표시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물꼬를 튼 이후 타 기업들이 매출이나 영업이익의 예상치를 발표할 때 오차범위를 크게 해서 발표할 경우 투자자들에게 혼란만 가중될뿐더러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오차범위가 4000억 정도였는데, 이익규모가 적은 기업이 이익의 범위를 50억~500억 사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막을 방법이 없고 투자자들은 더 혼란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한국 증시의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실적예고의 모델을 만들고 타 기업들이 이를 따라가게 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가 단일 매출과 이익을 내놓고 모범을 보인 것.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이같은 단일수치를 제시한 것과는 달리 해외에 실적예고를 할 때는 2분기와 마찬가지로 오차범위를 감안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난 분기 발표 형식(매출 오차 2조, 영업이익 오차 4000억원)을 감안할 때 해외에서 발표될 삼성전자 실적은 매출 35조~37조, 영업이익 3조 9000억~4조 3000억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난 분기 실제 실적이 예고실적 범위의 상단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한번 더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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