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금융권 지각변동 '돌풍의 핵'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권화순 기자 2009.10.05 16:37
글자크기

우리금융, 외환은행 M&A 가능성 관측

금융권이 하나금융 발(發) 지각변동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나금융은 이달 말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금융기관 인수합병(M&A)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M&A 대상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우리금융 (11,900원 0.0%), 외환은행 (0원 %) 등 금융권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대형 딜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 증자, 'M&A 포석'=하나금융은 5일 증자설에 대한 거래소의 조회공시 답변에서 "주주가치의 훼손이 없는 범위에서 자본계획의 일환으로 유상증자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증자규모나 목적, 일정을 밝히지 않았으나 인수합병(M&A)을 위한 사전포석이라고 금융권은 해석했다. 증자규모는 1조~2조 원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올 6월말 하나금융의 국제결제은행 기준(BIS) 자기자본 비율은 12.06%, 기본자본 비율은 8.12%로 재무건전성은 충분한 상태"라며 "증자에는 여러 이유가 있으나 M&A를 위한 사전포석일 가능성이 무척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나금융은 금융권 '빅4' 경쟁에서 뒤쳐지면서 M&A를 통한 재도약을 신중히 검토해왔다"며 "지난해 경제위기로 주춤했으나 기본 전략은 그대로 유지돼 왔다"고 전했다.

하나금융의 M&A 대상으로 거론되는 곳은 민영화를 앞둔 우리금융과 외환은행 등 2곳으로 압축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우리금융에 무게를 두는 반면 은행권은 외환은행을 주목하고 있다.

◇증권가-"우리금융 빅딜", 은행권-"외환은행 인수"


이날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의 증자는 우리금융 M&A와 연관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거론되는 증자규모를 감안하면 하나금융이 (현금으로) 우리금융의 일부 지분을 인수하고 나머지는 주식교환 형태로 합병할 듯 하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역시 M&A 대상으로 거론되지만, 최대주주인 론스타가 주식교환 보다는 현금매각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낮다고 이 연구원은 내다봤다.



그러나 은행 고위 관계자는 "여러 측면을 볼 때 '하나-우리'의 조합보다는 외환은행 인수가 보다 현실적"이라며 "1조~2조원의 증자로는 우리금융을 인수할 여력이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우리금융과 외환은행의 자산총계는 각각 250조, 100조 원 가량으로 차이가 크고, 시가총액(5일종가)은 12조8900억 원, 9조200억 원이다. 자금여력이 크지 않은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외환은행에 보다 관심이 갈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했던 KB금융이 황영기 회장의 중도하차로 주춤하다는 점도 배경이 되고 있다.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펀드의 그레이켄 회장은 최근 미국 투자자 모임에서 "6개월에서 1년 안에 외환은행을 팔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절차상의 문제도 거론된다. 하나금융이 우리금융을 인수하려면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금융당국, 예금보험공사 등과 사전협의를 거쳐야 한다. 하나금융은 이들과 협의한 흔적이 없다는 점에서 우리금융과의 '빅딜'을 거론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하나금융 "확대해석 말아달라"

정작 하나금융은 증자 여부를 확정하지 못했다며, 우리금융이나 외환은행의 M&A가 거론되는 것도 불편하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 보는 것처럼 '대형 딜'이 아니라 증권사나 보험 등 제2금융권 업체가 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날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증자를 고민하고 있는 건 사실이나 구체적인 방침은 확정하지 못했다"며 "증자규모나 방법도 시장에서 부풀려지고 있는 부분이 적잖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카드사업 부문 분사 등 고려할 사항이 많고, 전체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한 고민이 더욱 크다"며 "증자 일정이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 한다"고 덧붙였다.

하나금융지주 차트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