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난 황영기 "소명 노력은 계속"

권화순·사진=유동일 기자 2009.09.2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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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KB금융그룹 1주년 기념식 후 공식 이임

황영기 KB금융 (83,600원 ▲1,100 +1.33%) 회장이 29일 출범 1주년 기념식 후 공식 사임했다. KB금융지주는 이날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직원 등 80여명이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 1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이어 곧바로 황 회장의 이임식이 진행됐다.
물러난 황영기 "소명 노력은 계속"


황 회장은 이임사를 통해 "우리은행 관련 임직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우리 금융시장의 나쁜 선례를 남기지 않고자 저 나름의 소명의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으로부터 받은 '중징계'에 대해 행정 소송을 통해 '불명예'를 회복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금융위의 조치가 우리나라 금융 산업 발전을 후퇴시키고, 금융인들의 도전과 창의성을 위축시키는 결과가 돼서는 안 된다"는 직설적인 표현도 썼다.



이어 우리은행을 떠나면서 남겼던 '수처작주(隨處作主)' 대신 이번엔 '정관자득(靜觀自得)'이란 4자성어로 자신의 처리를 빗댔다.

그는 "당분간은 '작주(作主)'할 ‘처(處)’가 없게 됐으니 오늘은 차분한 마음으로 사물을 볼 때 세상의 진리를 깨닫게 된다’ 는 북송의 정호(程顥)가 남긴 시귀 ‘정관자득(靜觀自得)'이란 말을 남기고 떠나고자 한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사실상 금융인으로서 '사형선고'가 내려진 터라 35년간 금융인과 기업인으로 살아온 소회도 남겼다. 황 회장은 "오늘 이 자리에서 저는 적잖은 소회를 감출수가 없다"면서 입을 열었다.

황 회장은 "저의 좌우명은 고등학교 교훈인 ‘깨끗하자, 부지런하자, 책임 지키자’ 였다"면서 "이 풍진 세상에서 자기 자신을 지켜나가는 훌륭한 가르침이라고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가장 오래 근무했던 삼성 그룹을 예로 들며, 일등정신, 역경에 대한 도전정신, 조직에 대한 투철한 충성심, 깨끗하고 공평한 조직문화 등 금융회사가 세계 일류가 되기 위한 핵심역량들을 체험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KB금융 발전도 기원했다. 황 회장은 "지난해 KB그룹을 세계에 우뚝 솟은 금융그룹으로 발전 시키겠다 포부를 갖고 취임했었다"면서 "그간 경영관리 체계를 확립하고, 계열사 시너지 창출에 노력하는 등 나름의 의미 있는 성과를 거웠다"고 자평했다.

그는 다만 취임 전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발생하고 전대미문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부득이 괄목할 외형성장을 해내지 못한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물러나게 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KB금융그룹이 앞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 믿는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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