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는 2000 기대감 "서둘지 말라"

머니위크 김부원 기자 2009.09.29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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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뜨거운 증시, 베팅할까?/ 2000 향해 쏠까

"무조건 2000 넘는다."(닉네임 정우성둘째형)
"솔직히 1800에서 2000까지의 구간은 신의 영역이다."(닉네임 차도살인)
"지금 장세는 오버슈팅장세."(닉네임 딘)

인터넷 포털 주식토론방에선 여전히 코스피지수 2000포인트 가능성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다. 2000까진 오를 것이란 예측과 기대감도 높지만 막연한 가능성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높다.



과연 올해나 내년쯤 증시 2000시대가 열릴 수 있을까? 또 현 시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이 2000을 겨냥해 투자하는 것이 올바른 것일까?

재야 주식전문가들을 통해 증시 2000 가능성을 예측해 보고, 지금 개인들에게 유효한 투자전략은 어떤 것인지 살펴본다.
꿈틀대는 2000 기대감 "서둘지 말라"


◆증시 2000시대 '언제쯤'



올해 중 코스피지수가 2000까지 오르긴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연말까지 1800선에는 안착할 수 있겠지만, 2000을 돌파하기 위해선 최소 내년 1분기는 지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MTN에서 활동 중인 김동섭 블루오션인베스트먼트 소장은 정책적인 부분과 기술적분석상의 이유를 들었다. 정책면에선 무엇보다 정부의 출구전략이 핵심이다.

김 소장은 "현재 영국과 이스라엘 등이 출구전략을 진행 중이다. 중국의 경우 출구전략의 일환으로 통화정책이 진행되면서 주가가 빠지고 있다"며 "우리나라 역시 출구전략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2000에 대한 기대감은 이르다"고 말했다.


기술적분석으로 봤을 때에도 현재 지수대가 최고 지점이므로, 앞으로 상당부분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김 소장의 견해다. 조정의 끝은 내년 3월로 예상되므로, 3월 이후부터 2000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MTN과 팍스넷에서 활동하는 윤준서 프로 역시 올해 예상 지수는 1800대이며 연말까지 2000 돌파는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2000을 목표로 베팅한다면 내년 중순까지 장기적으로 내다봐야 한다"며 "실물경제가 올라온다는 것이 확실시되면 정부가 출구전략을 시행할 것이고, 결국 올 하반기와 내년 1분기에 시장이 큰 조정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동훈(필명 페라리) 팍스아카데미 연구원은 "1800대에 근접하겠지만 올해 중 2000은 어렵다"며 "조정 가능성이 있으므로 내년 중반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이와 반대로 올해 중 2000을 돌파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의견도 있다.

다음 카페 '주식투자로 100억 만들기'의 운영자인 복재성 JS 대표는 "증시가 재작년 2000을 찍고 무너진 후 회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1800까지 오르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경기회복과 증시강세에 대한 기대감이 계속되면서 연말까지 2000을 돌파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급하게 먹으려다 체할라

전문가들은 증시 2000이 실현될 시기에 대해 다소 다른 견해를 보였지만, 현 시점에서 공격적인 투자는 위험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현재는 성급히 투자에 나서기보다는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경우에 따라선 차익실현을 해도 좋은 시기란 설명이다.

윤준서 프로는 "최근 매수할만한 종목이 많이 줄었다. 단기대응이 아니라면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금 시점에서 신규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내년에 수익을 낸다는 생각으로 호흡을 길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동섭 소장은 "올해 수익률 통계를 보면 외국인과 기관은 30%대 수익률을 냈지만, 개인의 수익률은 4.7% 수준에 그쳤다. 결국 외국인에 의해 주도되는 장세"라며 "올 해 중 2000을 노리고 들어오는 것은 위험하다. 어느 정도 수익을 낸 투자자라면 차익실현을 해도 좋은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연구원과 복재성 대표 역시 투자를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 연구원은 "현재로선 투자금을 늘리거나 신규로 투자하기엔 위험하다. 관망해야 할 시기다"며 "현재 갖고 있는 종목 위주로 가면 된다. 1780까지 가져간 후 차익실현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복 대표는 개인들이 적은 수익을 누리기 위해 부담해야 할 위험이 상당히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형주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수익은 적을 수밖에 없다는 견해다.

그는 "비록 올해 중 2000을 돌파할 수 있다 해도 신규투자는 위험하다"며 "지금은 안정적으로 가야 할 시기다. 대형주들이 하락세를 보일 때 투자해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주도주를 중심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삼성증권 도곡지점 투자권유대행인으로 활동 중인 손태건(필명 타이쿤) 씨는 "상승 장세에서는 주도주로 압축되는 것이 주가상승 파동진행의 기본 속성이므로 주도주로 압축하는 매매가 필요하다"며 "기관과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거래하는 종목 위주로 투자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금융 및 전기전자 업종 '주목'

그렇다면 현 시점에 맞게, 또는 2000시대를 목표로 투자할 경우 주목해야 할 업종들은 어떤 것일까?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금융, 전기전자 업종 등으로 압축된다.

김동섭 소장은 "2000을 목표로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한다면 일단 은행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출구전략으로 인해 금리가 인상된다면 은행 수신이 좋아지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또 최근 외국인들이 은행주에 집중적으로 들어왔다는 사실 역시 은행주가 장기적으로 유망한 근거로 꼽았다.



복재성 대표는 "2000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하겠다면 지수관련주 위주로 매매해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증권, 금융 업종 등을 대표적인 지수 관련주로 추천했다.

전기전자, 자동차 업종 등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윤준서 프로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2000에 투자하고 싶다면 전기전자, 자동차업종 대형주들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들 업종들은 내년까지 상승세가 예상되므로, 주가가 조금 빠지는 시기에 매수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건설, 시멘트, 의류, 철강업종 등도 올 4분기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태건 투자권유대행인은 "현 장세는 전자주와 자동차주가 주도 업종이므로 이들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연구원은 "음식료, 유통, 화학 업종 등에 집중해야 한다"며 "다만 너무 종목에만 집착해선 안 된다. 시장 흐름에 맞춰 업종 대표주를 중심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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