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F쏘나타 동호회에는 어떤 일이?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2009.09.29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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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 경쾌한 엔진소리가 나요. 마치 ‘뿅카’를 탄 느낌이에요”

“브레이크는 살살 밟으세요. 너무 민감해서 조심히 밟지 않으면 유리창에 ‘헤딩’할지도 몰라요.”

현대차 (250,500원 ▲4,500 +1.83%)의 신형 쏘나타(일명 YF쏘나타)가 모습을 드러내자 온라인 동호회를 거점으로 누리꾼의 반응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각 동호회에서 신차 출시에 대한 소식으로 새로운 글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11여개의 전문 동호회와 카페가 생겨났고, 매일 수백개의 관련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글의 내용은 다양하다. 신차를 경험한 누리꾼이 경쟁적으로 경험담을 올리면 그곳에 댓글을 달며 호응하기도 하고, 신차 구입을 하려고 하는데 좋은 '영맨'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영맨은 자동차 영업사원(현대차의 공식 명칭은 카 마스터)을 지칭하는 말이다.

YF쏘나타 동호회에는 어떤 일이?


YF쏘나타 동호회에 올라온 글을 중심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몇 가지 이야기를 간추려봤다.



1. 뒷좌석 논쟁, 결론은 훈남 동호회?

YF쏘나타 구매를 고려중인 잠재고객들은 신차에 대한 반응을 예의주시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특히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뒷좌석의 진실’에 가장 많은 관심을 쏟아내고 있다.

뒷좌석의 진실이란 쿠페형으로 설계된 YF쏘나타의 뒷좌석이 낮은 천장 때문에 ‘머리가 닿아 불편하다’는 의견에 대한 진실 공방이다.


이에 대해 직접 시승한 동호회원 사이에서 의견은 양분된다. 세단이 아닌 쿠페형이므로 충분히 감내할 만하다는 의견과 생각보다 너무 낮아 구입이 망설여진다는 의견이다.

한 YF쏘나타 동호회 회원인 이모씨는 “내 키가 173cm인데 뒷좌석에 앉으면 머리가 닿는다”면서 “스포츠카도 아닌데 천정이 너무 낮아 구입하기가 꺼려진다”고 의견을 밝혔다.



다른 동호회 회원인 안모씨는 “나의 신체사이즈는 175cm에 90kg인데 뒷좌석에 앉아 허리를 펴면 머리가 닿는다”고 하면서도 “장거리 운전 내내 그런 자세로 앉지 않기 때문에 천정이 낮다고 볼 수 없다”는 의견을 올렸다.

논란이 계속되자 신차를 경험한 회원들의 신체사이즈도 공개되는 우스운 상황이 연출된다. 예컨대 “183cm/78kg 무리 없습니다”나 “181cm/69kg 고개가 꺾여요”라고 쓰는 식이다.

뒷좌석에 앉은 회원들이 자신의 신체조건을 게시하자 때 아닌 훈남 열풍까지 불고 있다. 한 여성회원은 “우리 동호회는 모두 키 크고 체격 좋은 사람들만 모였냐?”면서 “정모가 있다면 꼭 참석하고 싶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2. 주식 팔고 적금 깨고 ‘바쁘다 바빠’

“10월에나 받을 줄 알았는데 당황스러워요.”

각 동호회 게시판에는 신형 쏘나타 예약자의 힘든 사연(?)이 등장했다. 사연은 이렇다. 당장 신차 배정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던 예약자들 가운데 일부가 빠른 신차 배정을 받자 차량 구입비 마련에 어려움을 느낀 것.



YF쏘나타 동호회에는 어떤 일이?
예약자 대부분이 자금마련을 여유 있게 계획한 이유는 9월21일 현재 신형 쏘나타의 예약판매가 3만대를 넘어서는데다 연말까지 목표치인 6만대 생산이 어렵다는 내용의 보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1일부터 신차 배정이 이뤄지자 조기 예약자들의 자금마련도 급해지게 됐다.

한 YF쏘나타 동호회의 임모씨는 “아침에 전화를 받았더니 차가 나온다더라”라며 “주식도 팔아야 하고 빌려준 돈도 받아야 하는데...”라며 고민을 토로했다. 임씨는 “다음달 10일쯤으로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일찍 받아 당혹스럽다”면서 “오늘 안 받으면 순번이 밀릴까봐 걱정이다”고 밝혔다.

같은 동호회 김모씨 역시 예상보다 따른 출고에 당황하는 눈치다. 김씨는 “갑자기 나온다니 들뜨기는 하지만 당장 펀드를 환매해야 할 것 같다”면서 “현대카드를 신청한 것이 얼마 되지 않아 결제가 어렵다고 해, 우선 외상 형식으로 처리하고 출고 후 결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당장 돈 마련하느라 적금을 깨야할 판”이라거나 “감춰놨던 비상금으로 급한 불이라도 꺼야겠다”는 재미있는 사연도 올라오고 있다.

이에 대해 다른 회원들의 시선은 부러움으로 가득하다. “나와 순번을 바꾸자”는 제안부터 “신차 구입하려다 신용불량자 된다”는 애교 섞인 비난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3. 최다 댓글놀이? 굿찬스 릴레이 운동



“아이디 XXXXXX, 아무개입니다. 쿠폰 있으신 분 추천 부탁드릴께요.”

동호회별로 빠지지 않고 있는 글들이 위와 같은 추천 릴레이다. 현대차가 지난해 4월부터 시행한 ‘굿찬스 릴레이’ 이벤트에 동호회원들이 서로를 추천해 구입비용을 할인하는 이벤트를 자체적으로 소화하고 있는 것.

굿찬스 릴레이는 차량 구입자가 다른 사람을 추천하면 10만원을 할인받을 수 있는 이벤트다. 회원들은 회원 전원이 할인혜택을 받자는 취지에서 자신의 글 다음에 댓글을 다는 사람에게 추천을 이어가는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반응은 뜨겁다. 신차를 구입한 회원이 추천자를 모집한다는 글을 쓰면 그 글에 연속으로 수 십 개의 글들이 올라온다.

하지만 추천을 받았다고 해서 전부 할인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 현대차에 따르면 굿찬스 릴레이 이벤트 혜택은 참여자 전원이 아닌 선정자에 한한다. 선정 기준은 모호하지만 일단 현대차에서는 구입의지가 높은 사람에게 할인 혜택을 주겠다고 밝히고 있다.

만약 이벤트에 당첨됐다 하더라도 2개월 이내 구입해야만 10만원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당장 구입을 원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추천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



한편 다양한 의견 속에 신형 쏘나타의 평가는 대체로 호의적이다. 대부분 신차를 접한 동호회원들은 소음이 없고 주행 시 상당히 정숙한 편이라고 주행성능을 묘사하고 있다. 아직 신차를 접하지 못한 누리꾼들이 한껏 기대를 감추지 못하는 이유다.

자동차업계에서 큰손으로 부각되고 있는 자동차 동호회가 또 어떤 이야기를 생산해 낼지 누리꾼의 관심은 게시판을 향하고 있다.

현대차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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