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수 "황영기, 리스크관리 했어야"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09.09.13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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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금융위 세미나 참석.."외환건전성 강화 방안 내놓을 것"

진동수 "황영기, 리스크관리 했어야"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이번 황영기 회장 징계 건의 핵심은 위험한 상품에 그렇게 투자를 많이 했으면서도 리스크 관리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밝혔다. 또 "이르면 다음달, 늦어도 올해 말까지 금융회사들의 외환 건전성 대책 강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동수 위원장은 지난 11일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기자단 세미나에서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 징계와 관련해 "위험한 투자로 엄청난 손실이 났는데도 아무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겠는가"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진 위원장은 "이 상품이 수익률이 높아 매력적이지만 어느 은행은 시험하는 정도로만 투자했고, 어디는 투자를 아예 하지 않았는데 우리은행만 왜 유독 투자를 많이 했는지가 이번 사안의 포커스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험한 상품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를 갖추지 못했다는 것은 큰 문제다"고 덧붙였다.



진 위원장은 "천재지변은 누구나 겪는 것이고 경영판단에 의해 손실이나 이익이 나느냐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면서도 "예보는 국민들이 주주이기 때문에 황 회장에게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금감원이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자료를 보면 징계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을 뿐이지 공적자금 들어가면서 강제퇴임, 성과급 등 책임추궁을 할 수 있다"며 "당국 책임이 있다 해도 국회나 감사원 등에서 왜 못했는지 별도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있었던 문책경고 양형을 살펴봤는데 외환위기 때는 비리와 관련이 있어 행장들을 사법처리 하기도 했다"며 "평면적으로 보면 '해임 사유'에 하지만 당시의 경제여건이나 고의성이 없는 점을 참작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감동당국의 책임론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선 "후임자의 입장에서 책임이 있다 없다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하려면 국회나 감사원 등에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력이 부족하고 검사도 2년마다 한 번씩 이뤄지다 보니 감독당국도 파생상품을 검사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은행 대주주인 예보가 보다 자세히 들여다봤어야 했는데, 이런 면에서 예보가 금감원보다 직접적인 감독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진 위원장은 이밖에 "금융회사들의 외환 건전성 대책 강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며 "이번 대책을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 문제가 됐던 은행권 단기외채 문제와 조선업체들의 선물환 매도 계약 등에 대해 구조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발생했던 문제점들을 역추적해 위기를 사전에 대비할 수 있는 여러 대책들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지난 7월부터 내부적으로 외환 건전성 대책을 본격적으로 검토해왔다. 현재 정책방향에 대해서는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와도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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