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금리인상 희박, 조정우려 성급"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2009.09.10 14:52
글자크기

증권가 "집값외 인플레 압력없다"..일부는 "연내 인상" 반론

"최근 주택가격 급등을 겨냥한 경고로 받아들인다."

10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금리를 올려도 긴축이 아닐 수 있다"는 연내 기준금리 인상 시사발언에 대해 대다수 증시 전문가들은 "실제 인상가능성은 높지 않고 DTI(총부채상황비율) 강화 등 최근 집값 상승을 겨냥한 정부대응책의 연장선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성태 총재가 "각국 또는 기관별 독자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한국만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만한 경제여건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이런 맥락에서 출구전략의 본격적인 실행을 알리는 기준금리 인상은 빨라야 내년 1분기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연내 기준금리 인상은 사실상 어렵다"며 "이성태 총재의 발언을 너무 경직되게 해석해서는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어려운 이유로 무엇보다 국내경기의 회복이 충분하지 않고 해외경기도 회복 초입국면이라는 입장이다. 여기다 집값 이외에 인플레 압력도 높지 않다고 주장한다.



두번째로 DTI 규제효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책효과를 기다리는 동안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고 지적한다. 세번째로 부동산 가격급등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올리기에는 한은의 정치적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주장이다.

강경윤 맥투자자문 주식운용부장은 "국고 3년물이 16bp나 급등하면서 채권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최근 금융당국의 DTI규제에 이은 구두경고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연내 인상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이다.



강 부장은 미국이 통화정책 방향을 선회하기도 전에 한국은행이 독자적으로 기준금리 인상 등 출구전략을 실행하는 것은 힘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 영국 독일 멕시코 증시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것도 G20 재무장관회담에서 출구전략에 대한 공동보조와 하반기 확장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했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정책 공조 분위기를 잘 알고 있는 한국은행이 독자행동에 나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의 반응을 보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사실상 수용하고 있다"며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곽 연구원은 "실제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주식시장은 큰 폭의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김상백 레오투자자문 대표는 절충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김 대표는 "시중에 풀린 과잉유동성을 회수하기 위해서라도 개인적으로 연내 기준금리를 인상해애 한다는 입장"이라며 "다만 이 총재의 발언이 연내 기준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통화정책의 공조틀을 먼저 깨트리기가 부담스럽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김 대표는 "기준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시장이 우려하듯 큰 폭의 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 경제가 바닥권을 벗어났고 금융회사도 최악의 상황에서 탈출했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을 악재로만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현재의 시장금리가 여전히 저금리 상황이라 증시상승추세를 변경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껏해야 가격조정을 가져올 악재라는 입장이다.

다만 시장금리가 상승할 경우 주도주는 달라질 수 있다고 인정했다. 자동차 IT 등에서 금융이나 내수주들이 시세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