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 주식비중 줄여? 말아?

머니투데이 정영화 기자 2009.09.11 09:26
글자크기

전문가들 "급하게 비중 줄일 필요없어"

"9월은 외국인도 증시도 쉬어가는 달?"

주식시장이 9월 들어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하면서 횡보 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3월부터 쉴 새 없이 주가가 오른데 대한 숨고르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최근 6개월 동안 주가가 60% 이상 상승했으니 쉬어갈 타이밍이 되었다는 것이다.

본격적인 가을철로 접어들면서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할지 말아야할지 투자자들은 고민에 빠져들었다. 물론 최근 펀드를 환매한 자금 등이 일부 부동산 등 다른 투자자산으로 옮겨가기도 했지만, 아직 주식시장의 열기가 사라졌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



외국인 매수강도가 주춤해지면 외국인이 선호하는 IT, 자동차 등의 종목군에서 그동안 못 오른 종목군으로 갈아타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지금처럼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 더 나은지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체 자산 포트폴리오 내 주식비중, 이제 점차 줄여나가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그대로 가져갈까? 주식 비중을 줄인다면 어떤 종목군부터 줄여나가는 것이 좋을까?



◆주춤거리는 外人 어떻게 봐야 할까?

일단 최근 주식시장의 특징이라면 외국인 매수강도가 다소 약화됐다는 점이다. 올 들어 공격적으로 한국주식을 사들였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9월 들어 다소 그 강도가 약화된 모습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각이 변했다 라든지, 본격적으로 기조가 변화됐다고 보지는 않았다. 기본적으로 '바이 코리아(Buy Korea)'의 시각은 유지하되 그동안 한국주식을 공격적으로 편입했기 때문에 최근 수익률 제고 차원에서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동수 동양종금증권 글로벌 리서치팀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원래 주가가 바닥일 때 사서 공격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다가 주가 수준이 중턱을 넘어서게 되면 매수 규모를 줄이는 경향을 보여 왔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이어 "최근 외국인의 움직임은 그동안 한국 주식을 과도하리만큼 급하게 많이 샀기 때문에 자산배분 입장에서 밸런스(균형)를 맞추는 쪽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인의 기조가 본격적으로 변화된 것이라고 보지는 않았다. 어디까지나 한국 주식이 많이 오른데 대한 차익실현 등 수익률 관리 차원에서 나타난 현상이지, 한국 시장에 대한 전망이나 매수기조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었다.

이 가을, 주식비중 줄여? 말아?


◆주식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조정할까?

외국인의 매수세가 예전보다 약화될 것으로 가정한다면 주식 포트폴리오의 수정도 다소 불가피해 보인다. 외국인이 공격적으로 사들였던 삼성전자 현대차 등 IT, 자동차주의 질주만을 마냥 바라보고 있기엔 가격부담이 있기 때문.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주가가 단기적으로 IT, 자동차 주도종목을 중심으로 급하게 많이 올라와 있고, LED 2차전지 등 테마종목도 많이 상승했기 때문에 이들 종목은 어느 정도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비중을 줄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그 대신 앞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과 더불어 국제 상품 가격이 올라가고 있고, 달러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와 관련된 포트폴리오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그동안 소외를 받았던 원화강세 수혜주, 국제 상품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철강이나 비철금속, 에너지, 항공주 등의 비중을 높일 것을 권유했다. 또한 오는 4분기를 대비해서 실적이 호전되는 배당주들도 관심을 가져볼 것을 조언했다.



◆"주식 비중 급하게 줄일 때는 아니다"

'주가예측은 신의 영역'이라고 할 만큼 정확한 주가 전망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포트폴리오를 분산시켜 위험을 어느 정도 헤지(회피)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미 많이 오른 주식이라면 어느 정도 차익실현에 나서고, 조금 덜 오른 종목으로 일부 갈아타게 되면 어느 정도 분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대부분 전체 자산 포트폴리오 내 주식의 비중을 급하게 줄일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 전망이 갑자기 나빠질 요인이 별로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종필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세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주식시장 전망을 좋게 보고 있는 만큼 주식자체에 대한 비중을 급하게 줄일 때는 아니라고 본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상대적으로 지수 대비 급하게 오른 종목 대신 성장 모멘텀이 있으면서 저평가된 종목으로 갈아타는 순환매 전략을 추천했다.

오대정 대우증권 자산관리컨설팅 연구위원도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오 연구위원은 "주식시장 전체 방향이 상승 쪽으로 바라보고 있을 때는 보름이나 한 달 정도 조정 또는 횡보를 보인다고 해서 주식을 줄일 필요는 없다"며 "아직은 주식 비중을 유지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최근 금 등 일부 상품가격이 오르면서 대안 투자처로 조금씩 부각되고 있지만 본격적인 시중자금이 안전자산 추구 성향으로 바뀌었다고 보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것은 달러 약세나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지 자금의 본격적인 이동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것. 따라서 전체 포트폴리오 내 주식 비중을 그대로 가져갈 것을 권유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