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기는 세입자"…경부축 전세난 확산

머니투데이 임지수 기자, 전예진 기자 2009.09.0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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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 중소형, 분양가 수준 급등…분당ㆍ용인 ↑

#11월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김미영씨(가명)는 동탄신도시에서 전셋집을 알아보다가 깜짝 놀랐다. 60㎡(이하 전용면적) 아파트 전셋값이 1억원 중반을 훌쩍 넘어섰기 때문. 게다가 중소형은 나오는 전세물건이 얼마 없고 예약을 걸어둔 대기자까지 있다는 부동산 중개업자의 말에 발길을 돌렸다.

올 초 서울 강남권에서 시작된 전세난이 경기 외곽지역까지 확산되고 있다. 강남에서 집을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밀려나면서 경기 일대 전세시장까지 불안한 모습이다. 동탄신도시의 경우 올초에 비해 전체적으로 5000만원 가량 전셋값이 뛰었고 남양주, 용인, 분당 등도 전반적으로 10~20% 가량 올랐다.
"쫓기는 세입자"…경부축 전세난 확산


동탄신도시 '월드메르디앙·반도보라빌' 76㎡(공급면적 99㎡)에 거주하고 있는 강영숙씨(가명)는 "2년 전 8500만원을 주고 들어왔는데 5000만원 올랐다"며 "계약만료를 앞두고 집주인이 시세만큼 올려달라는데 다른 곳으로 옮겨야할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07년 입주한 '월드메르디앙' 59(공급 79㎡)는 가장 싼 전세물건이 1억2000만원이다. 융자없는 물건의 경우 1억4000만~5000만원 선이다. 지난해 입주한 '대우푸르지오' 79㎡는 융자 1억3000만원이 포함된 물건이 1억4000원에 나왔다.

특히 '월드메르디앙' 79㎡의 분양가가 1억7500만원, '대우푸르지오' 같은 면적의 분양가가 1억618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전세가격이 분양가에 근접한 수준까지 뛴 것이다.



화성시 반송동 시범다은공인 관계자는 "올 봄만해도 79㎡의 경우 1억원을 주면 많이 주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물건이 없어 가격이 계속 올라 1억원 대 초반에 살 수 있는 물건이 없다"고 설명했다.
↑동탄신도시 시범다은마을 전경↑동탄신도시 시범다은마을 전경
용인도 최근 두달새 전세가격이 2000만원 가량 올랐지만 역시 매물이 부족해 물건이 나오는 즉시 바로 소화돼 전세를 구하기가 만만치 않다. 용인 수지구 성복동 'LG수지자이' 아파트 85㎡는 두달 전만 하더라도 1억4000만원 정도에 전셋값이 형성됐지만 지금은 1억6000만원 이하 물건은 아예 없다.

이 아파트 단지내 성복자이공인 관계자는 "해당 단지에 전세수요가 많은 85㎡의 경우 가구수가 많지 않은데다 지금은 전세 물건이 거의 없다"며 "나오는 물건도 극히 적어 매물이 나오면 바로 소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과의 접근성이 좋은 분당 역시 전세가격이 단기급등했다. 분당구 서현동 시범삼성한신 아파트 84㎡ 평균 전세가격은 2억6500만원으로, 연초대비 4000만원 정도 뛰었다. 시범현대 아파트 84㎡ 전셋값도 올초보다 3000만원 이상 오른 2억1500만원 선이다.


이밖에 남양주시의 경우 와부읍 '덕소아이파크' 84㎡ 전세가격이 1억6000만~1억7000만원으로 연초보다 1000만~2000만원 이상 올랐다. 도농동 '남양 i-좋은집' 전세가격도 면적별로 2000만~3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김은경 부동산1번지 리서치팀장은 "서울 강남에서 시작된 전세난이 서울 강북에 이어 경기 외곽까지 확산되고 있는 현상이 뚜렷하다"며 "10월까지는 가을 이사철과 맞물리면서 전세난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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