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단기자금만 몰려… 정기예금 5조↓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2009.09.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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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은행수신 동향… 요구불·저축예금 28조↑

사상 최대규모로 돈이 풀렸지만 초저금리로 은행권에는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성 자금 위주로 돈이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정기예금에서는 2년만에 다시 돈이 빠져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2일 내놓은 ‘상반기 중 은행수신 동향’을 보면 6월말 은행 예금잔액은 700조6220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5.2%(34조3540억원)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증가폭(48조5970억원, 7.9%)이 줄었다.



특히 요구불예금과 저축예금이 각각 12조5250억원(18.8%), 15조4830억원(17.2%) 늘어난데 비해 정기예금은 5조410억원(-1.4%) 줄었다. 정기예금이 전기보다 줄어든 것은 지난 2007년 하반기(-1조4740억원) 이후 처음이다. 요구불예금과 저축예금은 만기가 없고 금리가 낮은 예금으로 은행권에서 단기자금의 집합처로 꼽힌다.

한은은 단기 대기성 자금이 풍부해지면서 정기예금은 줄고 요구불 예금 등은 급격히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단기 자금 부동화 현상이 심화됐고 증시가 상승하고 저금리로 정기예금의 이탈이 나타났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2007년 하반기에도 증시 상승과 함께 정기예금 감소가 두드러졌다.



금융채와 금전신탁도 각각 12조원(-5%)과 7조원(-9.7%) 감소했다. 대출을 크게 늘릴 상황이 아니어서 금융채 발행이 부진했고 기업어음(CP) 금리가 떨어지면서 금전신탁 잔액도 줄었다고 한은은 밝혔다.

은행의 상반기말 총수신은 1143조489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1조8230억원(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 수신 계좌수는 6월말 현재 1억7806만좌로 지난해 말보다 342만좌 늘었다. 정기예금 계좌수는 69만좌 줄어든 반면 저축예금은 294만좌 늘어난 결과다. 기업자유예금 계좌도 20만좌 늘었다.


6월말 현재 저축성 예금의 계좌당 금액은 429만원으로 지난해말보다 7만원 늘었다. 예금별로는 정기예금 계좌당 금액이 214만원 늘어 지난해 하반기 감소(-86만원)에서 증가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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