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9월에도 ITㆍ車로 수익률 승부"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2009.09.0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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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운용본부장, "9~10월 코스피 1700선 '점프'도 기대"

증시 향방에 대해 반신반의하던 자산운용사들이 하반기 들어 시장의 상향 추세에 보다 확신을 갖기 시작했다. 코스피지수 1600선까지 급하게 달려온 감이 없지 않지만 단기 조정이 있더라도 추세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물론 기업 실적 모멘텀이 또 한번 증시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주식형펀드에서의 환매가 올해 내내 지속될 것이라는 가정아래 제한된 자금을 IT와 자동차 등 주도주에 집중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1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시장 평균 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했던 국내 주식형 펀드들이 지난달에는 코스피지수가 6.6% 상승하는 동안 8.1% 올라 초과 수익률을 달성했다. 이 중 성장형이 8.6%, 테마형이 9.5%를 기록해 인덱스(6.7%)나 가치형(7.5%)보다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코스피지수가 1600선을 돌파하는 한편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현대차 (250,500원 ▲4,500 +1.83%) 등이 신고가를 경신하며 대형주들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 주효했다.



운용사들은 상반기까지는 경기회복과 증시 반등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테마주 위주의 중소형주를 주로 사고 파는 방식으로 운용전략을 가져갔다. 그러나 2분기 국내 대표 기업들의 깜짝 실적이 이어지고 외국인 자금이 증시로 밀려들면서 펀드매니저들은 대형주 위주의 상승 추세에 '베팅'할 지, 아니면 조정에 대비할 지 고민에 빠진 것이 사실이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상승장이 이처럼 힘든 적이 없었던 것 같다"면서 "대부분의 펀드매니저들이 2003년에서 2008년까지 5년 간 주가가 주로 위로 향하고 펀드로 자금이 들어오는 경험만 했지 최근과 같은 상황은 겪어보지 못해 대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3분기를 한 달 가량 남겨놓은 9월 이 같은 고민은 크게 줄어들었다.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기업실적 모멘텀이 유효할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LCD, 휴대전화는 물론 LED와 2차전지 등 신사업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고 환율 역시 여전히 수출기업들에 우호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김영일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경기회복에 대한 불신과 단기 급등에 대한 불안감이 펀더멘털 개선 추세와 힘겨루기를 하는 양상이 진행돼 왔지만 결국 (긍정적인) 현실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시장이 흘러하고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양정원 삼성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아시아 신흥국가 중 한국이 올해와 내년 주당순이익(EPS) 성장과 주가수익배율(PER) 멀티플 측면에서 월등히 뛰어난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면서 "외국인들도 이러한 한국 시장을 보고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추세적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어 주가 상승이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큰 폭의 조정을 보였던 중국 증시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단기급등에 따른 자연스런 조정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허필석 마이다스애셋자산운용 대표는 "올 들어 중국 상해종합지수가 거의 두 배 가까이 올랐는데 20% 정도 조정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인다"면서 "단기적으로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선진국 경기 회복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3분기 실적발표 시점에 지수가 크게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은 고민이라면 최근 펀드에서 지속적으로 자금이 빠져나가 운용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주도주로 예상되는 전기전자(IT)와 자동차주 매수에 집중하는 전략을 고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환매 규모의 많고 적음은 있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올해 지속적으로 돈이 빠져나갈 것은 확실해 보인다"면서 "수급 상 불안감이 존재하기 때문에 시장 흐름을 정확히 짚어내면서 포트폴리오를 잘 운용해 나가는 것이 큰 과제이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주도주를 잡지 못하면 펀드 수익률이 크게 뒤떨어질 수밖에 없어 힘든 장"이라며 "기본적으로 IT와 자동차주를 중심으로 가져가고 이와 함께 그동안 주가 흐름이 주춤했던 은행과 보험, 3분기 실적이 기대되는 철강업종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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