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숨찬 증시 '일단 멈춤'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8.25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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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 0.03%↗...차익매물로 옆걸음, 금융-소비 약세

미 증시가 지난주 4일간의 급등세에 따른 피로감으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24일(현지시간) 미 증시에서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32포인트(0.03%) 오른 9509.28을 기록했다.
반면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57포인트(0.06%) 떨어진 1025.56으로 마감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 역시 2.92포인트(0.14%) 떨어진 2017.98로 장을 마쳤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글로벌 경제가 최악의 침체에서 회복되기 시작했다고 밝힌 점이 세계 주요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며 장초반 '버냉키 랠리'가 이어졌다.
장중 다우지수가 82포인트 상승하며 9600선을 넘보기도 했지만 경기지표나 주요기업들의 실적발표가 없었던 탓에 전반적으로 소강 양상을 띠었다.



장중반 이후 금융주를 중심으로 차익매물이 늘어나면서 하락세로 반전했다.
장 마감을 2시간여를 앞두고 보합권을 중심으로 등락이 이어진 끝에 지난주말과 비슷한 수준에서 3대 지수 모두 거래를 마쳤다.

해리스 파이낸셜 그룹의 제임스 콕스 이사는 "이번주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을 앞두고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며 일단 차익을 실현하기에 좋은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번주 미 증시에서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 신뢰지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치, 미시건 소비자 심리지수 등 시장 영향력이 큰 지수 발표가 예정돼 있다.

◇ 은행-소비 관련주 약세 주도

은행주가 장중반 이후 약세로 돌아서면 조정 분위기를 선도했다.
중소형 은행들의 부실 우려가 부각됐다.
선트러스트 뱅크의 제임스 웰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국 은행들이 보다 많은 부실에 직면할 것이며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내년까지 곤두박질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트러스트 뱅크 주가는 3.8% 떨어졌고, 헌팅턴 뱅크셰어스가 4.6% 떨어지는 등 지역 은행 주가들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지난 주말까지 올해에만 81개의 미국 은행이 문을 닫았다. 은행의 파산속도는 저축대부조합 사태가 발발했던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이후 17년래 최고 속도다.

앞서 휴일인 23일 150에서 200개의 은행이 추가로 파산할 것이라고 리차드 보베 로쉬데일 증권 은행 애널리스트가 전망했다.



미 최대 컴퓨터 가전 체인점인 베스트바이가 4.5% 떨어지는 등 소비재 관련주들의 약세도 두드러졌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중 하락폭이 가장 큰 3종목은 코카콜라 홈디포 크래프트푸즈 등 대표적인 소비종목이었다.

포드자동차는 4.3% 떨어진 7달러41센트를 기록했다.
미 정부가 한달간 진행해온 '중고차 보상 프로그램'이 이날 오후 8시로 마감되면서 자동차 판매 회복세가 주춤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다.

반면 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간 덕에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며 미 증시를 떠받쳤다.
미 최대 정유업체인 엑손모빌이 2%, 2,3위 업체인 코코노필립스와 셰브론도 각각 2.5%, 1.5% 상승했다.



◇유가 장중 75불 육박...달러, 유로대비 5일만에 강세

경기회복 기대감과 증시 상승이 이어지면서 국제유가가 장중 10개월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48센트(0.6%) 오른 74.37달러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74.81달러까지 올라 최근월물 기준으로 지난해 10월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장 후반 미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서며 상승폭이 줄었다.



타이치 캐피털의 타리크 자히르 이사는 "수요는 여전히 취약하고 공급이 넘치고 있어 원유시장에 급격한 하락이 나타날 여건이 성숙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WTI는 지난 한주간 6.1% 급등하는 등 최근 증시 상승세와 재고 감소 여파로 강세를 이어왔다.

미 증시가 초반 상승세를 반납하고 보합권으로 밀려서면서 달러화 가치가 유로대비 닷새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오후 4시8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30센트(0.21%) 하락(달러가치 상승)한 1.4296달러에 거래됐다.
달러/파운드 환율도 0.59% 떨어졌다.



엔/달러 환율은 0.15% 상승(엔화가치 하락)한 94.52엔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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