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볼 때 주가가 최고점에 달한 2007년 10월 말에 비해 올해 3월 말 주가는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이 기간의 주가수익률이 국가 및 산업별로 큰 차이를 보인 것이다. 예컨대 아일랜드 주가는 70% 하락한 반면 베네수엘라 주가는 오히려 8%가량 상승했다. (자료: 데이터스트림)
이처럼 이번 금융위기 진행과정에서 국가별·산업별로 주식수익률이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기간에 미국 주가는 46%나 하락했는데 이 과정에서 미국 주가에 상대적으로 크게 영향을 받는 국가 및 산업 주가는 그렇지 않은 국가 및 산업 주가에 비해 10% 정도 더 떨어졌다.
이러한 점은 2000년대초 정보기술(IT) 거품 붕괴 때 거시경제여건이 좋은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간 주가 하락폭에 큰 차이가 없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또다른 연구(Tong and Wei, 2009, 'The Composition Matters: Capital Inflows and Liquidity Crunch During a Global Economic Crisis' IMF)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전 국내에 유입된 해외자본의 구성에 따라 국가별 주가수익률이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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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자본의 유형은 직접 투자, 포트폴리오투자, 대출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직접투자는 국내에 공장 등을 건설하고 영업활동을 하는 것이고, 포트폴리오 투자는 국내기업이 발행한 주식이나 채권을 매입하는 투자형태며, 대출은 해외금융기관이 국내금융기관 또는 기업에 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어떤 국가가 경제위기를 맞은 경우 직접투자의 규모는 상대적으로 크게 변하지 않은 반면 포트폴리오 투자나 대출의 경우 그 성격상 단기간에 급격히 해외로 유출되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해외자본이 포트폴리오투자 또는 대출의 형태로 유입된 국가의 경우 직접투자 형태로 유입된 국가에 비해 주가하락폭이 더욱 크게 나타났다.
이러한 국가별 주가변동 요인들을 감안하면 우선 앞으로 미국 주가가 상승할 경우 그에 영향을 크게 받는 국가의 주가 상승이 보다 큰 가운데 국가별 거시경제여건과 해외자본 구성에 따라 국가별 주가의 등락폭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또한 건전한 거시경제여건과 직접투자 위주의 해외자본 구성이 국내 주식시장의 안정에 크게 기여한다는 점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