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2.0]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

이진수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2009.08.0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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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2.0]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


유럽의 14개 OECD 국가들을 대상으로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자녀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연구(Causa, Dantan, and Johansson, 2009, "Intergenerational Social Mobility in European OECD countries", OECD)에 의하면 부모의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자녀가 받는 임금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동 연구에 의하면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주된 원인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자녀의 교육기회 불균등 때문이다. 예컨대, 아버지가 고등교육을 받은 자녀가 고등교육을 받을 확률은 아버지가 중등교육을 받은 자녀가 고등교육을 받을 확률에 비해 상당히 높다. 이러한 교육기회의 차이는 인적자본 형성의 차이로 이어지고 그에 따라 임금수준에도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이처럼 일반적으로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자녀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경향을 보였지만 그 정도는 국가마다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이탈리아 등 남부유럽 국가들은 대체로 그 정도가 컸던 반면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그 정도가 작았다.

이와 관련된 다른 OECD의 연구결과(Causa and Chapius, 2009, "Equity in Student Achievement Across OECD countries", OECD)에 따르면 소득의 불평등도가 낮고 누진적인 과세정책 등을 시행하는 국가들의 경우 교육기회가 보다 균등하게 배분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결과로 볼 때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자녀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는 전체 사회의 불평등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주목할 점은 동 연구에서 취학전 교육을 강조하는 국가의 경우 교육기회의 불평등 정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또한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건강상태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으며 그러한 점이 향후 교육 및 소득수준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연구결과도 흥미롭다. (Currie, 2009, "Healthy, Wealthy, and Wise: Socioeconomic Status, Poor Health in Childhood, and Human Capital Development", Journal of Economic Literature) 이러한 연구결과들은 아이들의 초기 교육에 있어 국가에서 육체 및 정신의 발달 모두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교육기회의 불균형을 완화하는데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교육을 통한 인적자원의 개발은 개인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원천임과 동시에 사회가 발전하는데 있어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동안 교육을 통해 개발된 우수한 인적자원이 경제 및 사회 발전에 기여한 바가 컸지만 앞으로 세계 속의 경쟁이 치열해 지는 가운데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목적에서 우리가 가진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한다는 관점에서도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관계없이 우수한 자질을 가진 사람들을 찾아내고 이들에게 적합한 교육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최근 많은 논의가 진행 중인 우리나라의 교육개혁이 이러한 방향에서 큰 진전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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