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고, 싸우고, 쌍용차 이틀째 전쟁터

박종진기자, 평택(경기)=김보형 기자 2009.08.0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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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공장안팎서 물리적 충돌‥경찰 "점거중단시 선처"

ⓒ유동일 기자 ⓒ유동일 기자


경찰의 강제진압이 진행된 지난 4일부터 이틀간 쌍용자동차 (5,500원 ▼150 -2.65%) 평택공장은 내내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경찰은 5일 노조 최후의 거점인 도장2공장을 완전히 포위하고 6일까지 자진해산할 것을 종용해 사태는 막바지에 치닫고 있다.



경찰은 전날 노조 최후의 거점인 도장공장으로 향하는 주요 길목을 확보한데 이어 이날은 주변 공장을 차례로 장악해갔다.

오전 5시50분쯤 도장2공장 북쪽방향의 조립 3,4공장과 완성차검사장 사이에 대형 크레인 3대를 설치하고 오전 8시5분부터 경찰특공대 100여 명을 컨테이너에 탑승시켜 본격적으로 조립 3,4공장 진입에 나섰다.



노조원 100여명이 화염병과 볼트 새총을 쏘며 저항했지만 곧바로 도장2공장 쪽으로 후퇴해 불과 5분만에 조립 3,4 라인을 확보했다. 그동안 조립3,4공장은 도장2공장과 연결통로가 있어 필수 확보 시설로 꼽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경찰의 진입을 피해 도망치던 노조원 차모씨(50)가 10m가량 높이의 조립공장 옥상에서 떨어져 척추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다른 노조원 2명도 도장 공장으로 물러나는 중 발을 헛디뎌 추락,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이어 오전 9시50분에는 특공대원 10여 명을 헬기로 도장1공장 옥상에 투입해 점거중인 노조원들을 도장1공장 아래쪽으로 밀어내고 옥상을 장악했다.


사방에서 경찰의 진압작전이 전개되자 노조 측은 조립공장 부근에 불을 질렀고, 조립공장 옆 자재하치장 건물로 불이 옮겨 붙으며 한 때 대형참사가 우려됐다. 자재하치장이 절반 가까이 불에 탔으나 다행히 도장공장까지 옮겨가기 전에 불길이 잡혔다.

경찰은 이날 작전으로 도장2공장을 제외하고 차체2공장, 조립3,4공장, C200신차조립라인 등 모든 건물을 확보해 노조는 사실상 도장2공장과 1공장 일부에만 남아있다.



경찰은 이날 오후 도장1공장 옥상에 텐트를 치고 대치상태에 들어갔다.

평택공장 밖에서도 '전쟁'은 이어졌다. 쌍용차직원 500여명은 이날 오전 9시10분쯤부터 "외부세력 물러나라"며 빗자루와 쇠파이프 등을 휘둘러 정문 앞에서 집회를 진행하는 금속노조와 진보단체 회원들을 공장 앞 삼거리 방향으로 밀어냈다.

양측은 격렬한 몸싸움과 투석전을 벌여 부상자가 속출했으며 일부 흥분한 사측 직원들은 주차장에 마련된 기자실에까지 난입해 폭력을 행사했다.



경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46명의 쌍용차 직원들이 부상했으며 경찰도 30여명 이상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노조측도 추락자 2명을 포함해 5명이 인근 메디웰병원과 수원 아주대병원 등으로 후송된 것을 비롯 15명의 시민들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작전에서 14명의 노조원을 연행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진압이 막바지에 이르자 이탈자도 속출해 이날 31명의 조합원이 도장공장을 빠져나와 지난달 20일 경찰의 공장 진입 이후 파업 현장을 떠난 노조원은 175명으로 집계됐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쌍용차가족대책위가 지난 4일 공권력 진압을 중단해달라는 긴급구제 조치를 받아들여 "수십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고 도장2공장에 있는 인화물질로 폭발 우려가 있다"며 강제진압을 자제하라는 권고문을 경기지방경찰청장에게 발송했다.

김경환 법무부장관은 이날 현장을 방문, "불법 농성을 끝내고 공장 밖으로 나오면 단순가담자는 최대한 선처하겠다"고 밝혔다. 조현오 경기경찰청장도 기자간담회를 갖고 "6일까지 파업을 끝내고 도장공장에서 나오면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선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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