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사다함의 매화 '외국인'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9.07.31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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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매수에 신중론자 굴욕..IT에서 기계 건설 조선 등으로 확산

어떤 증시 전문가는 외국인의 매수를 '사다함의 매화'라고 표현했다. 횡보장세의 끝이 하락일 것으로 예상했던 신중론자는 자신의 예측이 틀린 결정적인 원인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이렇게 강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만큼 코스피지수의 횡보를 끝내고 1500선 이상으로 끌어올린 힘은 외국인이었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12일 연속 지속되고 있다. 12일간 매수한 규모는 4조7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7월 들어 외국인의 매수 규모는 5조3600억원으로 월간 매수 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단기 급등에 따른 시장 상승 흐름이 주춤해도, 미국 시장이 하락해도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변함 없이 이어지고 있다. 기관이 지수 상승에 따른 환매 움직임에 주식비중을 축소해도 외국인이 매수세가 이같은 기관의 매도를 압도하면서 시장 상승 추세를 지속시키고 있다.



결국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될 것인지, 또 이들이 어떤 업종, 어떤 종목을 사고 있는지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시장 수급상 외국인 밖에 사는 주체가 없다는 점은 외국인이 매수하지 않는다면 시장이 반전될 수 있고 이들이 사지 않는 업종은 오르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수는 진행형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수세에 대해 '정책적 불확실성의 해소 때문'으로 풀이했다. 출구전략 논란에 대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를 비롯한 주요 중앙은행들이 내년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함에 따라 절대적인 저금리를 활용하는 캐리 트레이드가 급격히 늘고 있다는 것.



그는 "각국의 경기부양적인 통화정책이 유지되는 하반기 동안에 외국인 유동성의 유입이 지속될 가능성은 그만큼 높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외국인 매수 규모가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시가총액을 감안해 본다면 외국인 매수세의 전성기 때 보였던 모습에 비해서는 여전히 매수여력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들의 편식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IT에 대한 편식이 심하다. 전날 장 막판 지수를 반등시킨 원인도 외국인의 공격적 매수와 IT 업종의 강세였다. 결국 IT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비중을 유지해야 시장을 이길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이번주 들어서 외국인들의 매수 강도 비율이 기계, 운수창고, 건설업, 운수장비(조선)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업종별 순환매가 이어질 가능성에도 주목해야 한다.


한편 미국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고용지표의 개선 소식 때문이었다. 다우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3대 지수 모두 1%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의 고용지표는 소비지표의 선행지수 역할을 하고 있다. 소비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이 고용에 대한 불안이기 때문이다. 지난 28일 미국 증시의 하락을 이끌었던 소비자기대지수의 하락도 고용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30일 발표된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신청건수는 58만4000건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연속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619만7000건을 기록, 전주 622만5000건 보다 줄어들었다. 전문가 예상치도 하회했다.



미국 증시의 상승은 전날 장후반 강한 상승흐름을 보였던 코스피지수에는 긍정적인 소식이다. 특히 이날 발표되는 우리나라의 6월 산업생산, 경기종합선행지수 등은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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