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사, 막판 대타협 이룰까

박종진·평택(경기)=김보형 기자 2009.07.30 18:34
글자크기

"평화적 해결" 정리해고 처우 등 협상 돌입, 일부쟁점 막판 진통

노조의 공장 점거파업이 70일째 이어지며 벼랑 끝으로 몰렸던 쌍용자동차 사태가 사실상 타결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쌍용차 (5,500원 ▼150 -2.65%) 노사는 30일 오전부터 노사대표 7명이 참석한 가운데 평택공장 본관과 도장공장 사이에 설치한 컨테이너 두 동 안에서 정리해고 인원수 등 핵심 쟁점의 막판 대타협을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

이날 협상에서 노사 양측은 정리해고자에 대한 처우 문제와 노조 측 관계자들에 대한 손배소 문제 등을 주요 논의 안건으로 놓고 의견차를 좁혀갔다. 이번 교섭은 노사가 시한을 따로 두지 않고 진행키로 한 '끝장교섭'의 형태다. 노조 측이 그동안 노사정 혹은 노정교섭을 줄곧 주장해왔던 것을 감안할 때 이번 단독 협상은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쌍용차 안팎에서는 파산 직전에 몰린 급박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노사 단독교섭인 만큼 핵심쟁점에 대한 조율을 통해 막판에 극적인 타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협상에는 사측에서 박영태 공동관리인과 류재완 인사노무담당 상무 등 3명, 노조 측에서는 한상균 지부장과 김선영 수석 부지부장 등 4명이 참석했다. 노사 대표는 협상에 앞서 "생존이 어렵다는 것은 노사 모두가 공감하고 있으며, 평화적으로 사태를 마무리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혀 협상전망을 밝게 했다.



쌍용차 사태의 해결을 위한 중재단도 이날 "노사합의가 이뤄지고 조업이 정상화되면 정부와 산업은행 등에 공적자금 투입과 같은 쌍용차 회생 노력을 다하겠다"며 협상에 힘을 실어줬다.

최상진 쌍용차 기획재무담당 상무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노사양측 모두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협의를 마무리 한다는 자세로 컨테이너 한 동에서는 박영태 관리인과 한상균 지부장이 본 협의를 갖고, 다른 컨테이너에서는 실무협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무협의 과정에서 대립되는 안건들을 본회의로 넘겨 본회의에서 협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정리해고 인원수를 놓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800여 명(정리해고 976명 중 희망퇴직자를 제외한 수) 중 무급휴직 비율을 40%까지 제안하는 대신 최소 200명 정도는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노조 측은 무급휴직자 수를 늘리더라도 정리해고는 안 된다는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공장 핵심 관계자는 "정리해고자 처리 외에도 노조를 상대로 걸린 고소고발과 손해배상 소송 문제가 회사뿐 아니라 협력사, 경찰 등 여러 관계자가 얽혀 있어 막판 변수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진통 끝에 노사 대표가 이번 협상에서 막판 대타협에 이를 경우 쌍용차는 공장설비 등에 대한 정비작업을 서둘러 조기에 생산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최 상무는 "도장공장과 조립 공장 등에 대한 점검이 이뤄지지 않아 정확히 말하기 어렵지만 10일 안팎이면 정상화가 가능하다"면서 "7월 말까지 타결되면 다음달 15일에는 조업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수출 2500대, 내수 3000대 등 당장 공장만 돌아가면 생산할 물량이 5500대는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노사가 일부 쟁점에 대해 막판까지 끝내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다면 쌍용차는 파산 등 최악의 위기에 직면할 전망이다. 협력업체들은 당장 31일을 최종시점으로 잡고 해결이 안되면 즉각 법원에 파산요구서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우선 빠른 시간 내에 노사가 대원칙에 합의하고 세부합의는 추후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