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家, 금호석화 지분 경쟁 구도는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2009.07.28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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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그룹 회장과 동생 박찬구 금후그룹 화학 부문 회장 등 금호그룹 2,3세들의 지분은 이번 경영 다툼 이전까지 지주회사인 금호석유화학을 중심으로 같은 수준으로 유지돼 왔다.

창업주인 고 박인천 회장은 4명의 아들 박성용(장남) 박정구(차남) 박삼구(3남) 박찬구(4남)에게 양대 지주회사 역할을 했던 금호석유화학과 금호산업 주식 각각 10.01%(이하 보통주 기준)와 6.11%씩을 나눠줘 '형제 상속'과 '65세 룰(65세가 되면 그룹 경영에서 물러나는 것)'이 자리 잡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줬다.



이 지분율은 경영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고 박성용 명예회장의 아들 박재영씨를 제외하면 3세가 경영에 참여하게 된 최근까지도 지켜졌다. 박재영씨는 금호석화 지분 4.65%, 금호산업 3.04%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부터 4남인 박찬구 회장과 아들인 박준경 금호타이어 부장이 금호석화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하면 이런 불문율은 급속히 깨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찬구 회장과 아들인 박준경 부장은 지난 6월 중순부터 금호석화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는 한편 금호산업 주식은 팔았다.

금호그룹은 금호석화와 금호산업을 양대 축으로 하고 있지만 금호석화가 금호산업 지분 19.03%를 보유하고 있어 금호석화만 지배하면 사실상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구조다.

이에 따라 가장 최근 주식 변동일인 지난 16일을 기준으로 박찬구 회장의 지분은 5.30%에서 9.44%로, 아들 박준경 부장의 지분은 4.71%에서 9.03%로 높아졌다. 부자의 지분율을 합치면 18.47%다.


박찬구 회장 부장의 지분율이 급격히 상승하자 박삼구 회장의 아들 박세창 그룹 전략경영본부 상무와 2남 고 박정구 회장의 아들 박철완 아사아나항공 전략팀 부장도 지분을 추가로 매수했다. 두 사람은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같은 날 같은 수의 주식을 매입해 지분율이 각각 4.71%에서 6.47%, 10.01%에서 11.76%로 상승했다. 박삼구 회장(5.30%)과 아들 박세창 상무의 지분을 합치면 박철완 부장의 지분 11.76%와 똑같아진다. 박철완 부장이 박삼구 회장 부자와 뜻을 함께한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최근 최대주주 지분 변동일을 기준으로 박삼구 회장 측과 박찬구 회장측의 지분을 비교하면 박삼구 회장 부자의 지분만 고려할 경우 11.76%로 박찬구 회장 부자 지분 18.47% 보다 적은 상태다.



하지만 뜻을 같이 한 것으로 보인 박철완 부장 지분을 더하면 박삼구 회장 측 지분은 23.52%로 박찬구 회장 부자 지분보다 많아진다.

이 밖에 금호석화의 최대주주 관련 지분으로는 고 장남 박성용 회장의 아들 박재영씨 지분 4.65%와, 금호문화재단 0.22%, 자사주가 22%가 있다.

향후 지분 경쟁 구도에 따라서는 장남 고 박성용 명예회장의 아들 박재영씨 지분 4.65%가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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